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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참사 100일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

일산백송 2014. 9. 3. 21:00

요양병원 참사 100일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다"
유가족·부상자 가족들 분통
세계일보 | 입력 2014.09.03 19:20 | 수정 2014.09.03 20:40

지난 5월 전남 장성 효실천 사랑나눔병원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4일로 100일을 맞는다.

화재 당시 요양병원의 인권 유린과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지만
지금까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병원은 600억원대 요양급여를 반환하고 강제폐쇄 절차를 밟게 됐지만
사망한 21명의 유가족과 7명의 부상자 가족들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족들은 병원의 태도에 크게 분개하고 있다.
유가족 A씨는 "당시 화재로 다친 부모님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총 6명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보상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남지방법원에서 재판을 지켜보며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는 유가족 B씨는
"병원 측이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며
"아직도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답답한 마음뿐"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지고 그럴수록 사태 해결은 멀어져만 간다"고 씁쓸해했다.

유가족들은 정부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광운 장성 요양병원 화재참사 유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족들이 자체 조사를 벌였는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복지부는 장성 요양병원을 전문요양병원으로 지정한 계기와
병원이 안전관리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된 경위 등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일 소방관들이 적절한 구조활동을 벌이지 않았다는 증거도 확보해
이에 대한 조사도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오는 10월 있을 국정감사에서 유가족이 증인으로 나가 조속한 진상규명을 호소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급속히 고령화하면서 요양병원 제도의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총인구 중 65에 이상의 고령자 비율은 12.7%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30년 24.3%, 2050년 37.4%에 이를 전망이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기관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9년 2700여개에 이르던 노인의료복시시설은 지난해 4500여개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은 노인요양시설, 노인전문병원,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등
각각의 기준에 따라 난립해 관리감독이 어려운 실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요양병원에 투입되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평가와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김정숙 건강세상네트워크 활동가는
"노인 돌봄보다 병원 이윤 창출에만 혈안이 되면서 민간 요양기관이 난립하고 있다"며
"게다가 국내 의료기관에서 요양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환자가 믿고 갈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