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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신드롬'에 빠진 대한민국

일산백송 2017. 8. 25. 19:07

서울경제

[토요워치] '가상화폐 신드롬'에 빠진 대한민국

기사입력2017.08.25 오후 6:18

빗썸, 하루 거래대금 2조6,000억으로 코스닥 추월

"거래 쉽고 대박 가능" 젊은층서 60대까지 투자

1만 비트코인 '피자 2판'값서 500억으로 급등

가짜 가상화폐로 인한 사기 등 부작용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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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가상화폐가 늦은 폭염 못지않게

대한민국을 달구고 있다.

국내 코빗과 코인원·빗썸 등 온라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매일 거래되는 가상화폐 대금은 이미 조 단위를 넘고 있다.

지난 19일 빗썸의 일일거래 대금은 2조6,000억원으로

이는 전날 코스닥 일일거래 대금 2조4,00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365일 24시간 온라인에서 거래되다 보니

가격변동이 거의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하면서

젊은층은 물론 50~60대도 가상화폐 거래에 나서는 모습이다. 주식과 달리 급등락 상하한폭이 없어 가격 급등락을 즐기는

모험성향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시초인 비트코인 1만개는 4년 전 라지 사이즈

피자 2판과 교환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1만비트코인은 500억원에 육박한다.

2만원짜리 피자로 환산하면 하루에 3판씩 2,283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올해 초와 비교해도 비트코인은 5배,

이더리움은 30배가량 가격이 뛰었다.

 

실물도 없는 가상화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투자하는 것은

가상화폐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안전하다는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상화폐는 정보를 여러 곳에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망을 기반으로 거래돼 위변조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실제로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2009년 출시

이후 한 번도 화폐 자체의 수량이나 보유 내용이 손상된 적이

없다. 또 가상화폐를 개발한 사람은 처음부터 발행량을 정해둬

인플레이션 걱정도 없다.

이에 비트코인은 이미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가상화폐 투자설명회에는

수백 명이 몰려 질문이 쏟아낸다.

 

일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부나방처럼

단타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가상화폐 시스템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채굴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매일 급증하는 가상화폐 거래대금으로 가상화폐거래소가 얻는

수수료 이익만도 하루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거래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생태계인 셈이다.

여기에 일종의 가상화폐 ‘블록딜’을 주선하는 오프라인 환전상

들도 등장했다. 실생활에서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가게나 병원 등도 생겨나고 있다.

 

가상화폐는 종류마다 용도도 상당히 다르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 필요없는 화폐가 돼보려는 의도로

탄생했고 이더리움은 계약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이 외에 화폐 기능에 초점을 맞춘 모네로, 해외송금에 특화된

리플 등 이미 전 세계에는 1,000여개 가상화폐가 있다.

이에 처음 등장한 비트코인과 두 번째로 가치가 큰 이더리움은

다른 코인들의 교환수단으로 기능하며 용도와 가치가 확장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작용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혁신 기술이나 특정 용도가 없는 가짜 가상화폐들로 사람들을

현혹해 사기를 치는 사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1,500억원대의 다단계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달구는 가상화폐에 더 깊숙이 들어가본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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