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세상 이야기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

일산백송 2013. 9. 23. 18:50

며칠 전 퇴근 길의 일이다.
동네 어린이 놀이터 시이소 앞을 지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야! 하고 소리 지를 수 밖에 없었다.
6살 정도의 꼬마가 앉아 있는 시이소의 다른 쪽에는
갓 돌을 넘긴듯한 꼬마아이가 시이소 내려오는 부분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6살 꼬마 아이가 엉덩이라도 드는 순간이면
영낙없이…
갓 돌을 넘긴듯한 꼬마 아이의 머리는 어떻게 될까.
생각조차 끔찍하다.

야!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내지른 큰 소리에 6살 꼬마 아이는 그만 얼음이 되었고
그 디딜 방아는 그대로 멈추었다.
주변에 있던 갓 돌을 넘긴 듯한 아이의 엄마는 달려왔고
거기에서 그 아이의 머리를 잡아 빼내었다.
아찔한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나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움직이질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추어 서있는데도 
그 아이의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감사하다라는 말은 고사하고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니
그 자리에서 피하도록 그 아이를 다른 곳으로 대려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한 상태로

또다시 스마트 폰 만을 들여다 본다. 


자기의 아이 안전보다 더 급한 전화 용무라도 있는 걸까?


또 다른 얘기를 해 보자면

작년 가을 주말 밤에 일산 호수공원 음악 분수대에서의 일이다.
음악분수의 현란한 쇼가 끝나고
구경 왔던 사람들이 다들 흩어지는 밤이 깊어가는 그 시간대에
울면서 엄마를 찾아 헤매고 있는 여자 아이를 발견했다.
여기에는 누구랑 왔느냐 물었고
엄마와 누구 누구 엄마들과 같이 왔다 해서
그 아이 목걸이에 새겨 있는 엄마의 폰으로 수 차례 통화를 시도도 했었고
아이의 손을 잡고 ㅇㅇ엄마라고 부르면서 까지
분수대를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우리 역시 집으로 돌아가던 참이었으니 마냥 아이를 보호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서
목걸이에 새겨진 또 다른 번호인 아이 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바로 달려오겠다 라고 했고
그리고는 조금 후에 전화가 걸려 오기를 지금 경찰차를 타고 이쪽으로 오는 중이란다.
경찰차…. 무슨 말이지?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엄마에게 연락이 갔는지,
애 엄마가 와서는 하는 말이
[너 왜 여기에 있어?]
라며 기분 나빠 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보고는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아이의 손을 낚아채듯 잡아 끌고 가버린다.
어 이런 –!
그 순간 우리들은 너무도 황당했다.
그 현장에서 만나 그 아이의 부모들에 연락도 하곤 했던 젊은 부부도 함께 있었다.
그 아이의 아빠와 엄마가 한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행동들이었다.
경찰차 운운한걸 보면 우리를 유괴범으로 본걸까?
덕분에 예정시간보다 귀가 시간이 2시간씩이나 늦었었다.
돌아오는 내내 너무도 기분이 좋질 않았다.


오늘 아침 조간 신문 뉴스에
미국의 어떤 여대생이 병원에 가는 부녀를 호의를 베풀어 차에 태워주었다가
살해당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그 때 그 일들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본 것이다. 


호의를 원수로 갚은 것을 보면서
난 그래도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