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이준석, 우크라이나 왜갔냐" 공격에..李 "어차피 기차는 간다"
임재섭 입력 2022. 06. 06. 12:20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에 대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소수 여당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안부터 차분히 모색하는 국민의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짧은 말로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도대체 왜 간 것이냐, 뜬금없지 않느냐고 주변사람들이 저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며 "국민의힘, 국정안정 뒷받침 고민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다"며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수만 리 이역 땅에서 벌어진 전"이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증, 우리로서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전쟁으로 빚어진 인도적 참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지 불과 일주일"이라며 "지방선거는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게 아니다.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우리 당 후보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내실을 다져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최근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오는 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을 하겠다는 이슈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혁신·개혁·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차분하게 우리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특히 "저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 수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와 피를 토하듯 억울함을 호소했고,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며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는데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 묻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개혁과 혁신은 진실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빚을 졌다.
국민의 힘이 그 빚을 갚는 길은 여당으로서 굳건하게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 부의장의 글이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고 한 말을 빗댄 것으로,
당시 '하나회' 숙청 등에 따른 저항에 일갈하는 말로 했던 발언임을 감안하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등
당 안팎의 비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부의장이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행을 비판하면서 그가 지난 4월 30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우크라이나 대사를 만난 사실도 함께 회자되고 있다.
정 부의장은 당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눈 사실을 밝히면서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의 총탄에 희생됐다"고 소개하면서 "이제 전쟁은 그만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정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野 '혁신 비대위' 방향타는 누가..전대 '룰의 전쟁' 관리가 관건 (0) | 2022.06.06 |
---|---|
노영희 변호사 정치발언 "김어준, 현 정권에 저항하는 '잔다르크'로 여겨질 것" (0) | 2022.06.06 |
8월 당권 경쟁 전초전 '후끈'…이재명·전해철·홍영표·김부겸 하마평 (0) | 2022.06.06 |
불통·무능·오만으로 민심 이반…“당내 민주주의 실종됐다” (0) | 2022.06.06 |
“‘졌잘싸’ 외칠때 민심 멀어졌다”…의원들이 꼽은 민심이반 대목들 (0) | 2022.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