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운명 이야기

역학을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시킨 청학동역학연구원 은희석 원장

일산백송 2019. 7. 30. 20:01

시사매거진
역학을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시킨 청학동역학연구원 은희석 원장
통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학문
정도를 걷는 ‘선비이자 역학자’
신혜영 기자승인 2019.07.30 11:20


청학동역학연구원 은희석 원장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다.
좋은 미래에 대해서는 기뻐하고 액운에는 대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정작 역학원을 찾는 이들은 부정적인 말을 거북해한다.
청학동역학원의 은희석 원장은 30여 년 넘게 역학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
가감 없이 말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 역학을 학문의 영역으로 발전시킨 은희석 원장을 만나본다.


정도를 걷는 선비이자 역학자 은희석 원장

청학동역학연구원은 건물 외관에 간판을 내걸지 않고 있다. 은희석 원장은 역학에 대해 

“하나의 학문체계로서 접근하기 때문에 역학이라는 용어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힘써왔다”고 밝혔다. 

청학동에서 가학으로 한학을 익혀온 그는 삶과 운명의 순환을 이해하는 역학의 세계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처음 접했을 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생년월일을 보면서 감정하는 것이 신기했다”는 것이다.

은 원장은 향교에서 한문 강의를 오랫동안 이어왔으며 역학분야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면서 

정도(正道)를 걸어왔다. 하지만 뿌리 깊은 한학을 이어온 집안에서 역학자로 진로를 모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선비가 올바른 학문에 정진해야지 거짓말로 이익을 얻는 일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80년대 초반부터 역학을 계속하면서도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고민이 많았던 은 원장은 결국 역학 안에서 새로운 정도(正道)를 모색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역학자로서 30여 년간 활동하고 있지만 한 번도 이익을 위해 찾아오는 이들의 비위를 맞추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그는 “쉽지는 않았지만 입에 발린 말로 위로하거나 부적 같은 것을 권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고 밝혔다. 불쾌감을 표하며 자리를 뜨는 고객들도 있지만 결국 오래지 않아 은 원장의 말이 맞았다는 말을 하며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은 원장이 역학자로 첫발을 내딛던 당시에는 무속과 역술이 혼용된 채 음성적인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가 명동 롯데백화점 12층에서 역학원을 열었을 때만해도 회의적이었던 주최측에서는 수수료 제안을 거부하고 월세를 요구했다. 하지만 명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명료하게 풀어내는 은 원장의 방식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고 그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역학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집안 어른들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때 부모님과의 관계가 서먹해지기도 했지만 그는 결국 이익을 위해 상담을 왜곡하거나 부적을 쓰는 행위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명리학은 학술적 접근이다”고 단언한 그는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객관적인 통계 자료를 개인의 삶에 적용하면서 삶의 흐름을 읽는 것이지 점을 치거나 신의 대변자 역할을 하고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허언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정적인 사회의 인식 속에서도 역학의 길을 모색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해온 그는 “스스로 갈고닦지 않으면서 돈벌이 수단만으로 역학을 취급한다면 금방 벽에 부딪치게 되어 있다”면서 “명리학이 학문으로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명리학을 다루는 진지한 성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 필요

그렇다면 운명이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은 원장은 정해진 운명이라는 개념에 대해 

“노력을 한다고 소나무가 밤나무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고난 그릇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릇의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노력만으로 

그 틀을 바꿀 수는 없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노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삶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의 운이 평생 동안 동일하게 나쁘거나 좋은 것은 없다”면서 

“다만 그릇의 크기에 따라 좋은 흐름이 단기적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은 원장은 부적을 써서 운명을 바꾼다는 상업적인 접근을 일절 배제하고 있다. 

다만, 좋은 이름으로 개명을 하여 좋은 이름을 지어서 사용하게 되면, 

성격과 사고력 등이 변화하게 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한다. 

은 원장이 이처럼 역학에서 20년이 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궁합을 보는 이들에게 필요한 역학은 결국 성격의 조합이 맞는지 아닌지를 명리학의 통계를 바탕으로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사주팔자를 뽑아본다는 것은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심리적 지향과 방향성을 파악해 확률적으로 미래를 읽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세상을 돕는 역학 위해 후학양성에 힘쓸 것


“학문을 하는 올바른 선비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 정진하고 싶다”고 밝힌 은 원장은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이 모두 스승이라는 마음으로 매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역학은 신이 한 힘으로 100%의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 학문이기 때문에 

완전히 무시하거나 막연하게 맹신하는 것은 모두 옳지 않은 태도라고 보았다. 

물론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운명을 바꾸거나 없는 것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가의 길을 찾는 것이 인간의 역할이고 동시에 역학의 길”이라는 것이다.


한편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여력이 닿는다면 서울 외곽에 작은 암자를 마련해 후학을 양성하면서 

학문으로서의 역학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지만 보다 본격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많은 이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삶과 운명의 길을 고민하는 학문을 발전시켜 온 은 원장은 선비이자 학자로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고 있다.

 

시사매거진, SISAMAGAZINE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