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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현실이 된 '죽음의 스모그'.. 中 폐암사망 급증

일산백송 2016. 1. 29. 13:50

현실이 된 '죽음의 스모그'.. 中 폐암사망 급증
2015 중국암통계 논문 발표
문화일보 | 박세영 기자 | 입력 2016.01.29. 11:45

61만명… 전체 癌사망 중 21%
최근 8세아이도 폐암으로 숨져
중산층은 ‘폐 청소’여행가기도

중국이 극심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스모그가 실제로 폐암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의 스모그’가 현실인 셈이다.

29일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는 총 429만2000명의 신규 발병 암 환자가 발생했고
281만4000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700명이 암으로 사망한 셈이다.
이 중 폐암의 신규 발병 건수는 73만3000건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했으며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전체 사망 암 환자의 21.1%인 61만 명에 달했다.

권위 있는 국제 의학저널인 임상암저널에는
지난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 중국암통계’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은 특히 폐암 신규 발병 환자와 사망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암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는 신규 암 발병 건수가 337만2000건이었으며
2012년에는 중국의 암 사망 건수가 220만 건이었다.

논문은 지난해 중국 신규 발병 암 건수와 암으로 인한 사망 건수 중 폐암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다음으로는 위암, 간암, 식도암 등이 뒤를 이었다.
베이징(北京)의 경우 2014년 통계에서도 이미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31.5%가 폐암으로 인한 것으로
단연 1위였다.

스모그에 대한 위해성은 대도시 젊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최근에는 집뿐 아니라 다른 실내와 야외의 스모그 지수를 직접 재는 측량기까지도 널리 팔리고 있다.

한편 외국인들은 스모그로 인해 중국 근무를 기피하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들은 주재원 파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베이징 독일 대사관의 경우 인사이동에서 직렬별로 후임자를 찾지 못해
건물 관리 담당 직원마저 공석이 될 위기에 처하는 등 외국인들의 중국 근무 기피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중국인들도 스모그가 심한 겨울이 되면 해외로 나가거나 남쪽으로 휴가를 떠나는 등
‘폐 청소’ 여행을 다니는 것이 유행이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아예 북미나 호주 등지로 이민을 속속 떠나기도 한다.
‘폐를 깨끗이 하는 음식’이나 기침약 등이 인기 있으며 아이들이 기침을 거의 멈추지 않는 탓에
아동용 기침약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팔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8세 여아가 폐암으로 사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의 폐 안에는 미세먼지가 가득 끼어 있었다고 전해졌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전국 도시의 공기 수준을 국제 기준 수준에 맞추겠다는 목표로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하고,
청정에너지 비중도 15%가량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당분간 폐암 대국의 오명을 벗기 어려울 전망이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