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표준시 변경… 우리는 왜 日표준시를 쓸까?
"한반도 전쟁발발 대비 한일 시간 같아야"… 우리 표준시 1908년 이후 3차례 수정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5.08.07 14:33|조회 : 10913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는 15일부터
표준시간을 현 동경 135도에서 127.5도로 변경해 적용한다"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북한은 표준시간을 기존에 사용하던 동경시보다 30분 늦춰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 북한은 우리와 30분의 시차가 발생한다.
조선중앙통신은 표준시를 변경하게 된 이유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일제잔재 청산의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전쟁 논리에 수차례 바뀐 韓 표준시
각 나라마다 쓰고 있는 시간을 그 나라의 표준시라고 일컫는다.
표준시는 그 나라의 한 지점을 정해서 그곳에서 해가 가장 남쪽에 왔을 때(남중)를
정오(낮 12시)로 정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제적으로 표준시는 인접한 국가의 자오선을 쓴다.
우리나라 한 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앙 자오선은 동경 127.5도, 세계시와 8시간 30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가 적용하는 표준시로는 9시간 차이가 난다.
이는 우리가 일본의 중앙 자오선(동경 135도)를 표준자오선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오선은 우리가 서 있는 지점에서 머리 위와 지구의 남북을 정확히 연결하는 커다란 원을 뜻하며,
표준 자오선은 표준시 기준이 되는 자오선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앙 자오선인 동경 127.5도가 아닌 일본 표준자오선을 함께 쓰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동경 127.5도인 중앙 자오선을 표준시로 사용한 것은
지난 1908년 2월 7일 대한제국표준시자오선이 공포되면서부터다.
이후 한일합방 때 일본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일본의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로 바꿨다.
이 표준시는 해방 후 한일 양국에 주둔한 미군 군사작전의 편의 등에 이유로 유지됐다가 1954년 3월 21일,
대통령령에 의해 동경 127.5도 표준시로 환원됐다.
그러나 이 표준시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뒤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그해 8월 10일,
또 한 번 동경 135도로 변경했다.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일본에 주둔한 미군이 전쟁에 참여하는 데
한국과 일본의 시간이 다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135→127.5 표준시 바꾼다면…
우리도 북한처럼 표준시를 변경해도 되는 걸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유대혁 시간센터장은
"우리가 중국 쪽(120도)이 아닌 동경 쪽(135도)을 쓰는 이유는 국제적인 관례, 통상의 실용성,
국민의 편의 측면에서 127.5도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50년 넘게 135도 표준시를 써왔기 때문에 만일 127.5도를 변경할 경우,
금융, 무역 등의 거래시스템을 모두 업그레이드 하는 등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대부분 나라가 1시간차가 나는 표준시를 쓰고 있어
다른 나라와의 수출입 업무에도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준영 joon@mt.co.kr |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
'정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당한 자동차세..6천만원대 BMW-2천만원대 쏘나타 세금 같아 (0) | 2015.08.16 |
---|---|
고속도로 통행료 모두 안낸다 (0) | 2015.08.13 |
'종량제 20년'.. 달라진 점은 (0) | 2015.08.07 |
14일 임시휴일, 병원가면 진찰료 30% 더 내야하는 이유는 (0) | 2015.08.07 |
'가출 여중생' 집에 데려가 재워준 죄는? (0) | 201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