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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피임 증명서가 초등학생 입학 서류라고?

일산백송 2015. 6. 1. 13:27

[중국話] 엄마 피임 증명서가 초등학생 입학 서류라고?
입력2015.05.31 (08:21)수정2015.05.31 (16:27) 인터넷뉴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각 급 학교 신학기가 9월에 시작한다. 

그래서 벌써부터 입학을 위한 등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광저우(廣州市)의 일부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요구한 서류 증빙을 놓고 발칵 뒤집혔다. 

학교 측이 입학 제출 서류로 

취학 아동 엄마가 피임 수술을 했는지와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을 제출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광저우시(廣州市) 바이윈구(白雲區) 황변(黄邊) 초등학교는 신입생 입학에 필요하다며 학생의 건강 진단서,호적부, 신분증, 출생증명서와 함께 엄마의 ‘산아제한 증명’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그 중에서 ‘산아제한 증명’은 반드시 내야한다며 

만약 산아제한 증명이 없다면 최근 1년 안에 수술한 피임 확인 증명서를 대신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취학 아동 학부모가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에 얼마나 잘 따르는지 여부를 실태 조사하기 위해서라고 그 배경을 밝혔다. 사실, 산아제한 증명은 호구(호적) 등록지 산아제한 서비스 센터에서 발급하는데 

개인의 결혼여부, 출산, 산아제한 등이 구체적으로 기입돼 있고 국가의 한 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잘 따르는지 여부도 함께 기재하도록 돼 있다. 


취학 아동 엄마가 피임 서류를 내야 하는 까닭?



이 산아제한 증명은 취직은 물론 승진을 하거나 인사이동, 공산당 입당, 주요 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증명이다. 

그런데 이 산아제한 증명이 없으면 피임 수술 증명이라도 내라는 말에 학부모들이 발끈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아동이 입학하는데 왜 그런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학교 측에 강하게 따졌다. 항의가 빗발쳤지만 학교 측은 눈만 깜박일 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 사이 혹시 서류를 내지 않으면 자신의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도 늘어났다. 

이런 소동은 이 학교뿐만 아니라 광저우 시내에 있는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벌어졌다. 

대부분 학교들이 취학 아동 학부모의 산아제한 증명이나 엄마의 피임 증명 서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파문이 일면서 언론의 취재가 잇따르자 학교 측은 상급 기관, 즉, 교육청으로 화살을 돌렸다. 

교육청의 학생 모집 정책이 이런 입증 서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입증 서류가 없다고 해서 입학을 제한하지는 않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자신들은 단지 산아제한 증명 서류를 받아야 하는 책임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측이 이런 많은 비난을 무릅쓰고 산아제한 증명 서류를 받는 이유가 언론 취재를 통해 밝혀졌다.

교육청 “산아제한 증명 제출, 입학과 연계된 것 아니다”



학교를 지도 감독하는 광둥성 교육청 당국자가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는 

광둥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의 위원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관할지역 교육을 담당하지만 법에 따라 산아 제한을 지도 촉구할 의무도 있다. 

이 때문에 학교에 신입생이 입학 등록을 할 때 학부모의 '산아제한 증명'을 제출받아 확인하도록 하고 

이를 현지 위생계획생육위원회에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광둥성 일부 초등학교는 ‘산아 제한 증명’을 제출하지 않는 취학 아동은 

입학 등록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입학이 제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민원과 항의가 쏟아졌고 급기야 광둥성 교육청과 광둥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2014년 8월 8일자 ‘의무 교육 취학 아동 입학 업무 긴급 통보'를 통해 학부모의 가족 계획 출산과 

의무 교육 학생의 입학 등록을 연계하지 못하도록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이런 긴급 통지가 휴지 조각이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교육청 당국자가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하는 위생계획생육위원회 위원을 겸직하는 근본 원인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긴급 통보 이후 교육청의 표면상 말만 바뀌었다. 

“산아제한 증명을 받아라”에서 “취학 아동의 의무 교육 권리를 보장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 부모의 '산아제한 증명’을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듯하다. 실제로 교육청 관계자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산아 제한 정책 영도 소조의 멤버로, 산아제한 업무가 자신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 업무를 통해 평가를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 역시 의무 교육의 권리가 산아제한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학교로부터 산아제한 증명을 받아 산아제한 관련 부서에 이를 전달하는 것이 자신의 직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취학 연령 아동이 의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 교육법에서 명확하게 보장하고 있다. 또한 광둥성 교육청이 취학 연령 아동의 입학과 산아제한 증명 제출을 연계하지 말도록 공문까지 내려 보냈지만 현실은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 사실 입학 서류 가운데 산아 제한 증명을 빼면 간단하다. 그런데 교육청의 산아 제한 지도 직무는 그대로 놔둔 채 말로만 하다 보니 ‘법 따로 현실 따로’를 만들고 있다.

네 엄마가 네 엄마임을 증명하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증명서가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 

지난 6일, 정부 기구 간소화와 권한 이양을 위한 국무원 상무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네 엄마가 네 엄마임을 증명하라'는 얘기를 꺼내며 관련 기관을 호되게 질책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발언한 내용은 이렇다. 

“내가 몇몇 언론 보도를 보았는데, 어떤 사람이 해외여행을 떠날 때 긴급 연락처를 써야한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어머니 이름을 썼어요. 

그런데 관련 기관에서는 네 엄마가 네 엄마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했어요. 

'너희 엄마가 네 엄마란 걸 어떻게 증명'하죠? 그야말로 이건 놀라운 농담이에요!” 

총리의 이 말에 회의장 여기저기서 실소가 터졌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정부가 일반 국민 사무를 처리하는데 왜 이렇게 장애가 많습니까?" 라고 반문한 뒤 

쓴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수학문제도 아니면서 ‘네 엄마가 네 엄마임을 증명(你妈是你妈)’하라는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이 사건은 천 모씨 가족이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벌어졌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던 해외여행이 벽에 부딪친 건 국내 긴급 연락처를 쓰라는 요구 때문이다. 그래서 천 씨는 어머니 이름과 연락처를 쓰게 됐다. 그런데 관계기관이 어머니와의 모자 관계를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천 씨는 갑자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미 베이징에 호구가 만들어진 상태라서 부모가 사는 장시성(江西省) 고향의 호구에서는 일찌감치 천 씨의 이름이 삭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딱 한 가지 방법은 부모의 호구 소재지 파출소에 가서 모자관계를 확인받아 증명서를 떼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파출소에서 순조롭게 모자 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증명을 떼기 위해 베이징에서 장시(江西)성 고향까지 1,000 km 가까운 거리를 갔다 와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고 한다.

인품 증명서는 어떻게 발급 받을까?



이런 상상할 수 없는 기이한 증명을 요구하는 일은 중국에서 비일비재하다. 

‘인품 증명서’라는게 있다. 

딱 들어보면 무슨 증명인지 감은 오지만 그것을 어떻게 증명서로 발급한단 말인가 하고 웃음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있다. 

하얼빈에서 사는 샤오웨이(小威) 씨는 졸업 후 은행 현금 호송 업무를 하는 회사에 취직했다. 

그런데 회사가 그에게 주거지 동사무소에서 발급하는 ‘인품 보증 증명’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할 수 없이 샤오웨이는 먼저 학교에 가서 품행 평가서를 발급 받은 뒤 동사무소에 가서 

샤오웨이가 주거지에서 싸움이나 구타 등 잘못된 행동이나 행적이 없었다는 증명을 발급받았다. 

이 뿐이 아니다. ‘부주의로 인한 지폐 소각 증명’에 대한 일은 더 이해할 수 없다. 

후베이 이창(宜昌)에 사는 린 모 씨는 부주의하게 10 위안을 석탄 난로에 떨어뜨렸다. 

10 위안짜리 지폐가 불에 타 다가 지폐의 작은 조각만 남고 말았다. 

그걸 들고 은행에 가서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은행은 그에게 지역 동사무소에 가서 고의가 아니라는 증명을 떼어 오라고 요구했다. 

그 증명을 발급받아 제출한 뒤에야 현금으로 바꿀 수 있었다. 

이런 황당한 증명도 있다. 넘어졌음을 증명해야 하는 이른바 ‘전도 증명’이다. 

쓰촨의 한 할머니는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부주의로 넘어져 입원했다. 

그 후 할머니는 쓰촨 고향집으로 돌아온 뒤 기관에 입원비를 청구했다. 

그런데 넘어진 사실을 입증하는 전도 증명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료 기록에 단지 척추 부상과 이로 인한 수술 치료만 기록돼 있을 뿐 

어떻게 발생했는지가 쓰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이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기차역에서 넘어진 것을 누가 증명하느냐며 끙끙 앓았다고 한다. 

이 또한 지역 동사무소에 가서 전도 증명을 발급받아 자신이 넘어진 것을 증명하고 난 뒤 

다시 청구하면 될까. 




이외에도 ‘공중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증명’, ‘술을 먹지 않는다는 증명’ 등등 

중국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증명이 많다. 

더구나 우리로서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증명이 너무나 많다. 

이 때문에 증명서 4장을 떼기 위해서는 10장의 또 다른 증명서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모든 일을 큼지막한 도장이 찍힌 증명서로 해결하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행정기관이 자신의 책임을 민원인에게 모두 떠넘기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증명서 만능주의로 봐야할지 

분간이 안 된다. 

다만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올린 신용은 거대한 사회적 자산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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