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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무연고 묘지에 92년간 누워있는 애국지사

일산백송 2015. 2. 24. 06:47

뉴욕 무연고 묘지에 92년간 누워있는 애국지사
동아일보 부형권 기자 입력 2015-02-24 03:00:00 수정 2015-02-24 04:52:50


김규식 박사 서기장 황기환 선생… 정부 2년전 실사… 유해 봉안 무소식


미국 뉴욕 퀸스 매스페스의 한 공동묘지에 있는 애국지사 황기환 선생의 무덤. 
5년 전 뉴욕 동포들에의해 발견됐다. 뉴욕=뉴시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해외에서 독립애국 활동을 벌였던 지사나 무명 인사들에 대한 공적 확인이나 기념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국지사 황기환 선생(사진)의 유해를 본국으로 봉안하는 문제도 미국 뉴욕한인사회가 지적하는 

대표적 사례다. 

평안남도 순천 출생인 황 선생은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특파된 김규식 박사의 서기장으로 활동하면서 

일제 강점의 부당성을 유럽과 미국 등지에 호소하다가 1923년 뉴욕에서 별세했다. 

황 선생이 묻혀 있는 곳은 뉴욕 퀸스 매스페스에 있는 무연고 묘지인 마운트올리벳 공동묘지. 

높이 50cm가 채 안 되는 황 선생의 초라한 비석에는 ‘대한인 황긔환지묘 민국오년 사월십팔일 영면’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름 가운데 글자인 ‘기’는 당시 표기법에 따라 ‘긔’로 적혀 있다. 

황 선생에겐 1995년 애국장이 추서됐지만 묘비가 발견된 건 15년이나 지난 2010년이다. 

한국 국가보훈처 실사단은 2013년 4월 이 묘비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으로 유해를 봉안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이전 절차가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뉴욕한인교회의 이용보 담임목사는 

“일제강점기 뉴욕한인교회는 많은 애국지사와 유학생뿐만 아니라 무명의 노동자들도 기거하며 달러를 벌어서 독립자금으로 보내는 활동을 했다. 이 노동자들의 묘도 마운트올리벳 공동묘지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