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선, "전쟁 났지만 종북 언론이 정보 차단"
북한군 20만 명 남한으로 침투…"황당한 주장·잘못된 예언“
데스크 승인 2014.12.14 22:36:00 박요셉 (yoseb8613)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12월 전쟁설을 주장해 온 홍혜선 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 전쟁이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집회 동영상 갈무리)
"북한이 남한으로 쳐들어오는 날짜는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입니다."
자칭 선지자 홍혜선 씨가 지난 12월 7일 샌프란시스코 집회에서 한 말이다. 홍 씨는 지난 10월 초 유튜브에 '한국 전쟁 메시지' 영상을 올려, 올해 12월 전쟁이 일어난다고 주장해 왔다. 마침내 전쟁 개시일까지 발표했다. 그는 당시 집회에서 주님이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 하기 때문에 날짜를 공개한다고 했다.
홍 씨의 말에 따르면, 전쟁은 하나님의 징계다. 한국교회가 성령을 훼방하고 다원주의에 빠진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 사망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전국의 교회가 죄를 뉘우치고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기사 : 목사와 교인들이 한국을 떠났다)
▲ 홍혜선 씨는 지난 10월부터 올해 12월 한국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주장해 왔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그의 말을 믿고 해외로 피난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하지만 12월 14일 새벽, 서울의 하늘은 조용했다. 가끔씩 눈발이 어지럽게 날렸다.
주일 아침을 맞이한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찾았고, 시내에는 주말을 보내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거리 상점들은 성탄절을 기다리며 캐럴을 틀었다. 전쟁의 포성은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다.
전쟁이 나지 않자, SNS에는 홍 씨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홍 씨를 향해 "사기꾼이다",
"정신이상자"라고 비아냥거리며, "허위 사실 유포죄로 고소해야 한다", "과대망상증으로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식의 예언 따위가 기독교를 병들게 한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홍 씨는 오히려 이들을 나무랐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건방진 말로 또 다른 한국의 죄를 증가시키지 말라"고 했다. 이어서 "나보고 전쟁 나지 않게 주님께 기도해 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몇 시간, 아니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자기들이 기대했던 전쟁의 모습이 표면에 안 나타난다고 발광들을 한다"고 했다.
14일 오전, 홍 씨는 전쟁이 이미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것도 자신이 말한 시간에 정확히. 계엄령이나 언론 보도가 나지 않는 이유는 종북 세력이 정부와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씨는 14일 전부터 20만 명의 북한군이 제2롯데월드를 포함한 지하 땅굴로 침투해 있다가 새벽을 기점으로 남한 내에 들어왔다고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에게 제2롯데월드나 청와대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 홍 씨는 전쟁이 이미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언론을 막는 국내 종북 세력 때문에 전쟁 사실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 (홍혜선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는 교계 인사들이 전쟁 예언설에 대해 SNS에 남긴 글들을 살펴봤다.
미국 LA에 있는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에서 한국 기독교를 가르치는 옥성득 교수는
'홍 씨와 같은 이들은 한국의 기독교 근본주의가 만들어 온 패러다임의 아류'라고 했다.
총신대에서 구약을 가르치는 김희석 교수는 성격적 가르침에 위배되는 이야기에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
그는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어떤 세밀한 시간적 시점을 선포한 적이 없다.
그날과 그때는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고 하나님만 아시니 깨어 있으라고 하셨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부딪쳐서 하나님을 경외하게 되어 깨어 있게 되는 것이며, 그날이 오늘인 것처럼 종말론적인 삶을 살라는 의미"라고 했다.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 씨는, 홍 씨의 예언을 역술인들이나 하는 예언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 사건을 예측하는 일을 예언이라고 하는가. 미래 사건을 예측하는 사람은 예언자가 아니라 점술가 또는 역술인이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예언자는 현재 사건을 하느님의 눈으로 판단하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했다.
전쟁은 예언의 대상이 아니라, 억제의 대상이다. 오히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역할이다. 미래나눔재단 윤환철 사무국장은 "전쟁은 예언의 대상이 아니라 억제, 억지, 방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재앙들 중 하나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위한 능력을 이미 주셨다. 그걸 인정하느냐, 안 받았다고 우기면서 썩히느냐가 선택지"라고 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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