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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바디스 상영 말라”…기독교계 ‘조직적 압력’ 드러나

일산백송 2014. 12. 15. 12:18

[단독] “쿼바디스 상영 말라”…기독교계 ‘조직적 압력’ 드러나
등록 : 2014.12.14 14:09수정 : 2014.12.14 20:02툴바메뉴

영화 ‘쿼바디스’의 한 장면.

‘한국교회언론회’가 특정 교단에 보낸 공문 입수  CGV 등 압박할 멀티플렉스 3사 주소까지 적혀

기독교계가 멀티플렉스에 조직적으로 공문을 보내 대형 교회를 비판한 영화
<쿼바디스>의 상영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쿼바디스>는 사랑의 교회 신축 문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탈세·배임 문제,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 문제를 비롯해 대형 교회가 안고 있는 세습과 전별금 문제 등을
파헤친 영화다.
14일 <한겨레>가 입수한 공문은 ‘교회의 입’을 자처하는 ‘한국교회언론회’가
특정 기독교 교단에 보낸 것이다.
공문 내용을 보면,
“12월 초에 영화상영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씨지브이 등에서 한국 교회를 비난하는
영화 ‘쿼바디스’를 상영한다고 한다.
본회에서는 이미 위 상영관에 영화 상영을 중지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더 많은 교계의 목소리가 필요하니,
중요 교단들과 연합단체도 한 목소리로 영화 상영 중지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돼 있다.
한국교회언론회가 1차적으로 공문을 보내 ‘상영 중단’을 압박했으나 더 큰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교계의 ‘조직적인 동참’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내용인 셈이다.
공문에는 상영 중지 압박을 할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주소까지 적혀 있다.



‘한국교회언론회’가 영화 ‘쿼바디스’ 상영 중단 압력 활동을 벌이도록 특정 교단에 보내 공문.


한국교회언론회는 <쿼바디스>에 등장하는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친동생 오정호 목사 등이
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안티기독교 미디어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쿼바디스>는 지난 10월 개봉 전 후원자를 위한 순회 상영회 때부터
멀티플렉스의 갑작스런 시사회 취소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언론시사회 때도 갑작스럽게 장소와 시간을 바꿔야 했다.
멀티플렉스들이 “교회 쪽에서 극장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개봉 직전인 지난 6일에는 사랑의 교회가 ‘설교영상 무단 사용과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영화의 일부분 삭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오기도 했다.
김재환 감독은 “의심만 해왔던 교회의 멀티플렉스 압박이 명백히 증거로 드러났다”며
“이 영화는 안티기독교 영화가 아니고 일부 교회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려는 의도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쿼바디스>는 멀티플렉스가 아닌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10여개 개봉관을 확보해 지난 10일 개봉했다.

한겨레 신문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