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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호영?…국힘 내부서도 “‘정리해야 한다’ 의견 많다”

일산백송 2022. 5. 3. 23:23

다음은 정호영?…국힘 내부서도 “‘정리해야 한다’ 의견 많다”

등록 :2022-05-03 17:56수정 :2022-05-03 20:47

서영지 기자
김민제 기자
정호영 “의혹 해명하겠다” 자진 사퇴 일축
인수위·국민의힘 “청문회 보고 결정할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온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혜택’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13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윤석열 정부 내각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쪽은 자녀들의 의대 편입 과정 등에서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그는 이어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준 윤 당선자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전날 김 후보자로부터 사퇴 의사를 전달받은 뒤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어쨌든 첫 낙마자가 발생하니 씁쓸하긴 하다”면서도 “일정 부분 부담을 덜긴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도 “부담됐던 두 분 중 한 분이 자진 사퇴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오히려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대한 ‘아빠 찬스’ 의혹 등은 정호영 후보자보다 더 구체적이라 본인도 빠져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부인과 두 자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의혹

△제자 성추행·성희롱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교수를 장기근속이란 이유로 포상한 점 등이 논란이 되며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 시절인 1999년 이른바 ‘방석집’에서 접대를 받으며 제자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했다는 주장까지 터져나오자, 인사청문회(6일)가 열리기 전에 자진 사퇴 쪽으로 돌아섰다.

김 후보자가 낙마함에 따라, 관심은 정호영 후보자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정 후보자의 추가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후보자는 국민의힘에서조차 자진 사퇴를 건의하고 있다”며 “김 후보자처럼 이제는 즉각 (버티기를) 중단하라. 굳이 정 후보를 재검증해야 하는 청문위원들의 고충도 크다”고 직격했다.정 후보자는 일단 이런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나와 “저에게 씌워진 여러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며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63건이나 되는 의혹들을 세세히 밝혔다”고 강조했다.인수위와 국민의힘에선 일단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여론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반응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현재)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51이고, 그렇지 않은 의견이 49 정도”라며 “청문회를 보고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물론, 국민의힘 안에서도 ‘아빠 찬스’ 의혹 당사자인 정 후보자를 안고 간다면, 윤 당선자가 강조해온 ‘공정’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고심하는 분위기다.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아빠 찬스’ 의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흡사한 면이 있다.

국민의 감정상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일단 청문회를 지켜보고 필요하면 (사퇴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정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 눈초리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정 후보자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당과 달라야 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안에선 이 모든 논란을 덮고 임명을 강행해야 할 만큼 정 후보자가 자질이 있냐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력을 봐도 경북대병원장을 한 것 정도라, 이 약점을 다 안고 갈 정도로 (복지부 장관) 자질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고 당에 부담이 되는데 왜 굳이 (정 후보자를) 안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