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실도 '늘공'이 채웠다..국민의힘 '공신 홀대론' 부글
최동현 기자 입력 2022. 05. 02. 05:10"MB맨·서초동 출신에 밀려 짐 쌌다"..국민의힘 내부선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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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초기에는 열심히 일하느라 사무실이 붐비고, 중기에는 정보를 교환하느라 옥상이 붐비고, 말기에는 부름 받지 못한 분들이 신세 한탄을 하느라 술집이 붐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4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새 대통령실 참모진을 '2실·5수석' 직제를 확정하고 정권 출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행 티켓'을 쥐지 못한 당직자들이다. 윤 당선인이 '어공'(정치인 출신 공무원)보다 '늘공'(직업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기조가 공공연한 마당에, 대통령실 규모가 이전 정권보다 대폭 축소되면서 당내에서는 물밑으로 '공신(功臣) 소외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2실·5수석' 슬림화…11명 중 정치인 출신은 2명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전날(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대통령실 실장·수석급 참모진 인선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2실(비서실장·안보실장)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인선안을 공개했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외교부 2차관을 역임한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내정됐으며, 국가안보실 1차장은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가, 2차장은 신인호 카이스트 을지연구소장이 발탁됐다. 대통령실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합동작전본부장이 임명됐다.
정무수석에는 이진복 전 의원, 시민사회수석에는 강승규 전 의원이 발탁됐다. 경제수석은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사회수석은 안상훈 서울대 교수, 홍보수석은 최영범 전 SBS 보도본부장이 내정됐다. 대통령실 대변인에는 강인선 인수위 외신대변인이 낙점을 받았다.
이번 인선의 대표적인 특징은 '조직 축소'다. 현 청와대 직제인 '3실·8수석'에서 정책실장과 민정·일자리·인사수석(1실·3수석)이 폐지됐다. 윤 당선인은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실 규모를 200명 미만으로 하는 '조직 슬림화'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이 500여명,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이 400여명에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대폭 줄어든 규모다.
'정통 관료 우대' 기조도 엿보인다. 지난 13일 인선이 발표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11명의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진 중에서 정치인 출신은 이진복 정무수석 내정자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내정자 둘 뿐이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나머지 참모진은 정부와 학계 출신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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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서초동 출신에 밀렸다"…국민의힘 내부선 볼멘소리
윤 당선인은 이번 주중 후속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당직자 출신 몫으로 돌아갈 자리는 많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까스로 '용산행 티켓'을 쥐더라도 비서관급(1급)이나 선임행정관(2급) 등 주요 보직에는 정통 관료 출신이나 검찰 출신이 우선 배치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당직자는 "대통령실에 MB(이명박 정권) 출신이나 서초동(검찰 라인) 출신들이 상당수 내정됐다는 말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당직자는 "캠프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고도 라인에 밀려서 인수위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인수위까지는 갔지만 결국 짐을 싸서 돌아온 사람도 많다"고 토로했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캠프나 인수위에서 일했던 당 사무처 당직자들 일부는 대통령실로 파견돼 근무했다. 세간에서는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청와대 근무 경험이 향후 커리어에서 중요한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생리로 받아들여져 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어공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에는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공직 사회 장악에 주력하고, 안정기부터는 당청 가교 역할을 할 당직자 출신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수차례 '새 정부의 승패는 첫 2년에 있다'는 말을 강조했다"며 "초기에는 자기 정치가 아닌 오직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올인할 사람을 위주로 국정을 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대통령실이) 슬림하게 출발하더라도 정권이 안착하면 점점 (당직자 출신) 비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비서실장도 '늘공 위주로 인선이 됐다'는 질문에 대해 "정무적 기능을 많이 해야 하는 곳은 정무적 기능을 할 분들이 조금 더 배치되고, 정책적인 분야는 행정부가 주류를 이루되 조금 정무적 기능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배치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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