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사주 보는 젊은이들 크게 늘어…온라인 사주서비스 인기
‘사주쟁이와 명리학자.’한국에서 사주(四柱)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개의 용어가 보여주듯 극명하게 대비된다.
정해진 운명이란 생각에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주팔자(四柱八字)는 미신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는 경우도 많다.
명리학(明理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900여년 전인 중국 남송(南宋)시대다.
당시 도교 수행가이던 서승(徐升)은 불행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이 자유의지를 갖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일간(日干)을 중심으로 생극(生剋) 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의 명리학을 정립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바탕이 된 인문학이 명리학의 시작인 셈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중종 때 태어나 선조 때 생을 마친 토정(土亭) 이지함(李之菡, 1517~1578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은
민초(民草)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토정비결(土亭秘訣)』을 썼다.
전쟁 등으로 불행한 시대를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도움을 주려고 했다.
인본주의에서 시작된 명리학이 우리나라에서 미신(迷信)으로 전락한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식민지, 전쟁, 분단, 가난으로 이어지는 질곡의 역사에서 한국의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 명리학도 기복적으로 바뀌었다.
당장 내일의 안위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명리학은 철저히 세속화했다.
이런 와중에 혹세무민(惑世誣民)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러하던 명리학이 최근 들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주풀이는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사주카페, 전화사주 등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했다. 진학, 취업, 결혼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방황하는 청춘들이 늘어난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불안한 젊은이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는 역할을 한다면
그게 미신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필요는 없다.
스테디셀러 『명리』의 저서에서 ‘만인의 명리학자화’를 주장하는 강헌은 “명리학은 인생의 내비게이션”이라고 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어려움을 더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의 삶은 정해진대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명(命)은 하늘로부터 받지만 사람은 그것을 운(運)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그 이름에서부터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것이 불안한 요즘, 사주를 보며 소란한 마음에 위로로 삼는 이들이 많다.
명리학을 미신으로 추종할지, 삶의 지혜를 얻는 데 활용할지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운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러면 운명(運命)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존재하는가.
오래전에도, 현대에도, 앞으로도 운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고 연구대상이며 확실하게 운명이 존재하는 것 같다가도 또 때로는 운명이란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이 또한 운명이라는 명제이다.
운명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능력이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힘,
다시 말해 운명은 도대체 무엇이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초월하는 운명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운명과 비슷한 개념으로 숙명(宿命)이란 말이 있는데,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러니까 숙명이 곧 운명인 셈이다.
그밖에도 명운(命運), 목숨, 사주, 운(運), 운수(運數), 운세(運世), 생명(生命), 천명(天命), 천운(天運), 명(命), 상수(象數),
천수(天數), 팔자(八字) 등이 있다.
운명(運命)이란 두 글자는 같은 뜻이 아니라, 서로 뜻이 다른 두 가지의 특성을 하나로 합한 단어가 되는데
운(運)은 움직일 운으로 운동(運動), 운행(運行)과 같이 움직이는 유동성(流動性)이고,
명(命)은 명령(命令)과 같이 무조건 따르고 지켜야 하는 법과 같은 것이며 규정되어있고 고정되어있는 것이다.
따라서 운명(運命)은 움직이는, 즉 변화가 가능한 운(運)이 절반이고,
움직일 수 없는 고정되어 있는 불변의 명(命)이 절반으로 운과 명이 합해진 것이 운명이라 할 수 있다.
고정불변의 명(命)은 천명(天命)이고 숙명(宿命)이며 타고난 사주팔자(四柱八字)에 해당되는 것이며,
움직이는 운(運)은 좋게 할 수도 있고 나쁘게 할 수도 있는 유동적인 것으로 이름, 노력, 마음, 생각, 행동 등이며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일컫는다.
결국 인간의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명(命)을 알고 받아들이며,
자신의 노력으로 변화 가능한 운(運)을 잘 활용하고 이용하는 것이 인간이 바르게 잘 살아가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공자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기원전(BC) 551년에 출생한 공자(孔子)는 천명에 대해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라고 말했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명령인 천명(天命)은 성품(性)이라는 것이며 사람의 성품은 천성(天性)이지만
곧 인성(人性)이기도 하다. 하늘이 내리는 엄숙한 명령인 천명은 사람에게서 성품인 인성으로 나타남이니
조선의 선비들은 각자 성선설(性善說)과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하면서 허송세월로 국력을 낭비하기도 했다.
공자는 사람의 나이가 50세가 되면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하여 천명을 알 수 있는 나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천명(天命)을 생각해보고 자기의 길이 아닌 남의 길을 탐하여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화(禍)가 따른다고 본 것이다.
천명을 알고 천명에 따라 바르게 살기 위한 노력으로 오래전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동양철학을 연구·발전시켜 왔다. ‘사주운명학’의 기초인 육십갑자의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는 1899년 중국 은허(殷墟)라는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중국의 은(殷)나라 유물 귀갑(龜甲)에서 갑골문자(甲骨文字)들 중에 간지(干支)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명리학의 연원, 학문체계와 저술
명리학(命理學)의 연원을 간략히 살펴보면, 주(周)나라와 춘추전국시대의 귀곡자(鬼谷子)가 『귀곡자유문(鬼谷子遺文)』을 저술하고 낙록자(珞祿子)는 『소식부(消息賦)』를 남겼으며 한(漢)나라 때 동중서(董仲舒)는 『춘추번로(春秋繁露)』를 저술하여 음양의 이론과 오행의 이론체계를 정립하였고, 동한(東漢)시대 이후부터 년도를 간지(干支)로 표기하여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촉(蜀)나라 때 제갈량(諸葛亮)은 『출사표(出師表)』를 남겼다.
동진(東晉)시대에 곽박(郭璞)은 명리와 풍수지리에 정통하여 『옥조신응진경(玉照神應眞經)』과 『장경(葬經)』을 저술하여 오늘날에도 전해지고, 남조(南朝)시대의 소길(簫吉)은 이때까지의 음양서(陰陽書)들을 연구하여 『오행대의(五行大義)』를 저술하였다.
당(唐)나라의 이허중(李虛中)은 『귀곡자유문』을 주석하여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를 편찬함으로써 고법사주학(삼명학)의 체계를 세우고, 원천강(袁天綱)은 『오성삼명지남(五星三命指南)』을 저술하고, 낙록자(珞祿子)의 『소식부(消息賦)』를 송(宋)나라 서자평(徐子平)이 주석을 달아 『낙록자삼명소식부주(珞祿子三命消息賦註)』를 편찬하고 일간(日干)을 위주로 하는 명리학이 시작되었다.
남송(南宋)시대 서승(徐升-徐大升)은 서자평의 이론을 발전시켜 『연해자평(淵海子平)』을 저술하고 명(明)나라 때에는 개국공신인 유기(劉基-劉伯溫)가 ‘명리학의 바이블’로 통하는 『적천수(滴天髓)』를 저술했고, 만민영(萬民英ㅡ萬育吾)은 ‘명리학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삼명통회(三命通會)』를 저술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자강(自彊) 이석영(李錫暎, 1920~1983)의 『사주첩경(四柱捷經)』(전6권)이 유명하고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1903~1993)의 『명리실관(命理實觀)』과 제산(霽山) 박제현(朴帝顯, 1935~2000)의『선불가진수어록(仙佛家眞修語錄)』등이 있다.
명리학을 근간으로 하는 이러한 저술들이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더욱 발전하여 대학에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이 개설돼 명리학 박사, 성명학 박사도 다수 배출되었으며 한 사람의 이름을 짓는데도 이러한 학문적 지식이 총동원된다.
같은날 태어났으나 엇갈린 운명은 왜?…사주에 관한 5가지 궁금증
과거 안 좋은 도화살과 역마살이 오히려 매력적이고 활동적…얄궂은 운명을 뒤집다
나의 사주는 좋은 사주일까, 나쁜 사주일까. 나와 같은 날 태어난 내 친구와 나의 인생은 왜 다를까.
사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궁금증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는 편견과 오해도 있다.
한 번쯤 가졌을 사주에 대한 다섯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1) 같은 생일이면 같은 운명을 살게 될까
명리학에서 경우의 수는 51만4800개. 단순 계산을 해보면 한국에만 나와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 인구 대비로 100명은 넘는 셈이다. 이들은 같은 삶을 살까. 당연히 아니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운명은 본인의 사주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자신이 타고난 사주팔자 외에도 가족, 친구 등과의 관계 맺음으로 그 운명을 바꿔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태어나 같은 재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와 무관심한 가족 사이에서 자란 아이의 인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쌍둥이라고 해도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과 관심이 다르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 좋은 사주 나쁜 사주는 있을까
사주의 기반이 되는 동양철학에 따르면 우주에 절대적으로 악하고 선한 것은 없다. 사주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양(陽)은 음(陰)이 될 수 있고 음 역시 양이 될 수 있다. 서양 기독교 문화권에서 선악(善惡)의 대결이 명확한 이원론과는 결이 다르다. 서양의 이원론이 절대적이라면, 동양철학은 상대적이고 역동적이다. 융합과 변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에 절대적으로 고정돼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동양철학, 사주의 시작이다. 이런 관점에서 운명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사주와 나쁜 사주는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삶의 단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도화살(桃花煞), 역마살(驛馬煞) 등은 흉하게 여겨졌다. 이성에게 인기가 있는 것, 고향을 떠나는 것 모두 박복하고 소란한 삶을 뜻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에 생활 터전을 마련하거나 이성에게 인기를 얻는 것이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3) 제왕절개로 완벽한 사주를 만들 수 있을까
사주팔자는 여덟 칸으로 구성된다. 가로에는 연월일시(年月日時) 네 칸이 들어가고 세로는 위쪽이 하늘을 의미하는 천간(天干), 아래쪽이 땅을 의미하는 지지(地支)이다. 사람을 하나의 집으로 보면 연월일시 네 기둥이 있기 때문에 사주(四柱), 이를 총 여덟 글자로 나타내기 때문에 팔자(八字)라고 한다. 이 여덟 글자 안에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이 자리 잡는다.
각각의 오행은 음(陰)을 나타내는 글자와 양(陽)을 나타내는 글자로 다시 나뉜다. 음양오행이 골고루 영향을 주고받는 ‘완벽한 사주’를 만들려면 8자 안에 10글자를 끼워 넣어야 하는데, 어떻게 조합해도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 이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살도록 노력하는 게 사주를 해석하는 이유이다. 모든 사주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태어난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노력은 의미가 없다.
(4) 사주를 보면 궁합을 알 수 있을까
명리학에는 궁합(宮合)을 보기 위한 이론이 없다. 하지만 연인의 궁합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사주를 통해 궁합을 보는 것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사주 상담가가 스스로 내린 해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사람의 사주는 상담가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둘의 사주가 성격 측면에서 부딪친다면 한 상담가는 ”잘 맞지 않는다“라고 평가하고, 다른 상담가는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할 관계“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사주는 타고난 여덟 글자 외에 ‘대운’이라는 시간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두 사람의 궁합을 판단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결혼 초반에 부부 관계가 큰 어려움을 겪지만 후반에는 대운의 영향으로 서로 화합한다면 이를 ‘좋은 궁합’과 ‘나쁜 궁합’ 가운데 무엇으로도 판단하기 어렵다.
(5) 사주로 죽음을 예측할 수 있을까
명리학 세계에는 전생(前生)과 내생(來生)의 개념이 없다. 오직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생(現生)만이 명리학의 주된 관심사다. 생(生)이 어느 형태로든 반복된다고 믿는 불교, 다음 생을 믿는 기독교 사상과 근본적으로 다른 지점이다. 생(生)과 사(死)를 사주로 예상할 수 있는 사주 상담가는 아무도 없다.
명리학에서 보는 ‘명(命)’은 생명의 개념이 아니다. 각자의 인생에 주어진 사명(使命)이라고 해석한다. 사명을 현생에서 어떻게 펼쳐 나갈지를 고민한다. 다만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큰 사고나 병마가 다가오는 시기를 사주를 통해 유추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때 죽음이 닥칠지, 생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 봇'이 운세 상담…연예인 사주풀이는 유튜브의 킬러콘텐츠로
“정말 답이 없어요.”‘답 없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각종 사회·경제적 불안이 가득한 이른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사람들은 내 인생과 미래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미래의 방향을 알려주는 운세·사주 서비스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확한 산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새 온라인 시장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젊은층에게 온라인 사주·운세 서비스는 일종의 콘텐츠로 소비된다. 상담사에 대한 선입견에서 자유롭고 대면 상담의 제약도 없다. 단순히 미래를 점치는 기능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콘텐츠인 셈이다. 나를 이해하고, 타인에게 나를 설명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MBTI(심리유형검사)와 큰 차이가 없다.
온라인 운세 서비스 ‘포스텔러’를 운영하는 운칠기삼의 심경진 대표는 “가입자의 70%가 20~30대”라며 “불안한 미래를 점쳐 보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안을 얻기 때문에 젊은 층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포스텔러는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근 3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누적 가입자는 42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 캡스톤, 빅베이슨캐피탈 등으로부터 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인공지능(AI)기반 사주·타로 상담 서비스 ‘헬로우봇’도 자체 개발한 사주 분석 시스템과 별자리, 주역 등을 통해 운세를 풀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라마마, 판밍밍 등의 이름을 가진 캐릭터와 메신저로 묻고 답하며 사주 상담을 하는 식이다.
‘점신’은 유명 역학전문가, 점술가 등 전문가와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포스텔러나 헬로우봇에 비해 정통 사주풀이에 가깝다. 이들 앱 모두 다운로드 수가 안드로이드에서만 100만 건을 훌쩍 넘는다.
유튜브에서도 사주 관련 콘텐츠의 인기가 높다. 특히 대통령, 연예인, 범죄자 등 유명인의 사주팔자를 분석하는 콘텐츠나 ‘도화살’ 등에 대한 풀이 콘텐츠는 조회수가 수백만 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타로 리딩’ 영상도 시청자가 상당하다. 특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한계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유튜브에는 타로호랑, 묘묘타로 등 수십 개 타로 채널이 개설돼 있다. 영상 댓글에선 진로, 결혼, 이직 등 삶의 중요한 결정을 앞둔 이들의 고민부터 재테크, 인간관계 등 개인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내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나'라는 의지…명리학이 그 해답 찾아줘“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 영화제작자·음악평론가로 일하다 17년전 죽음의 문턱서 명리학 만나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59·사진)는 평생 월급을 받아본 일이 없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엔 영화를 만들었고, 이후 오랫동안 대중음악평론가로 활동했다.
마흔이 넘어 시작한 명리학 공부 덕분에 대중에겐 명리학자로 더 유명하다.
그가 2015년 쓴 『명리』라는 책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 밥을 먹기 충분했고 이름도 널리 알렸다. 그런 그가 3년 전부터 ‘월급쟁이’ 생활을 시작했다.
경기문화재단 대표로 기관장이 된 것이다. ‘경기도민의 문화행복을 위한 문화플랫폼 만들기’ 라는 꿈과 ‘문화로 가꾸는 살기 좋은 경기도’라는 목표를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의 수장이 됐다. 강 대표를 통해 인생과 사주, 명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가 경기문화재단 대표가 된 지 3년째다. 기관장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강 대표는 “2018년 11월에 처음 경기문화재단 대표 제안을 받았다. 무술년(戊戌年)은 사주상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변화가 있을 만한 해였다. 연초부터 올해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연말까지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 괜히 실언을 하고 다녔나 돌이켜보던 차에 경기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친분도 없었고 상상해보지 못한 자리였다. 고민이 깊었다. 변화가 있는 해에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에 대표직을 맡았다.”
강 대표가 명리학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뭘까. 그는 “마흔둘에 갑자기 쓰러졌다. 대동맥이 찢어져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 장례 준비를 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23일 동안 혼수상태로 지내다 깨어났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의사는 삶이 길면 2년 정도 남았다고 했다. 걸어다닐 수도 없을 만큼 건강이 나빴다. 누워 있으니 옛 생각이 났다. 고등학생 때 놀러간 친구 집에서 우연히 친구 아버지가 사주를 봐줬다. 고등학생인 내게 “세 번 결혼을 하고, 42세엔 죽을 수도 있고 간신히 살아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두 번의 이혼과 경각에 달한 생명. 당시 내 처지였다. 후배에게 부탁해 서점에 있는 사주책을 다 사서 보내라고 했다. 그렇게 명리학을 공부할수록 명리학은 동양철학이 인간을 바라보는 사유(思惟)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의 욕망을 만나 저잣거리의 점술로 전락했지만, 만약 내가 더 살 수 있다면 명리학에 대한 명예를 회복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사주는 온전한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전 국민이 명리학 공부해야”
사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가능한가. 이 물음에 대해 강 대표는“운명은 운(運)과 명(命)으로 이뤄진 글자다. 명리학에서 ‘명’은 날 때부터 결정된 것으로 본다. 연월일시에 따른 사주팔자가 한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성격과 인생의 흐름을 담고 있다. 이게 명이다. 주어진 명 속에서 자유와 의지를 가진 인간이 선택을 통해 인생을 ‘운전’해 나간다. 예측 불가능한 선택과 자유가 ‘운’의 의미이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전형적으로 세속화한 논리”라고 답했다.
특히 강 대표는 “전 국민이 명리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뭘까.
“사주를 보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어디서 기뻐하는지, 어디서 성취감을 얻는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사주 상담이다. 인생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타고난 것을 완전 연소시킬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보다 스스로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명리학 지식이 조금 어설퍼도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스스로다. 게다가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이 있다. 선택의 순간마다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순 없다.”
●“불확실한 미래와 숱한 선택의 기로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될 것”
강 대표도 자신의 사주를 볼까. 그는 “매일 본다. 인간의 성격과 미래를 파악하려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명리학이 뛰어난 점 가운데 하나는 성격 파악을 넘어 인생의 타이밍마다 선택을 하는 데 힌트를 준다는 점아다. 물러서야 할 때와 나서야 할 때,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와 고독해야 할 때가 다르다. 사주를 들여다보면서 적어도 주어진 명에 반하는 선택은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사주를 볼 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대표는 사주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탐구심과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에게나 있다. 사주 상담가를 찾고 돈과 시간을 쏟는 열정으로 차라리 직접 명리학 공부를 해라. 천간의 10글자와 지간의 12글자 한자만 알면 다음부터는 해석의 문제다. 알파벳보다도 수가 적다. 이런 정도의 공부로 평생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를 갖는다면 남는 장사 아닌가.”
[출처] 청춘 점성(占盛)시대…운명에 길을 묻다|작성자 북내비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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