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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네디언 로키가 선사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하기 부족하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곳을 보기 전과 후로 여행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감동적인 대자연을 마주할 때면 캐네디언 로키를 떠올리게 될 테니. 재스퍼의 뜻은 보석류인 '옥'. 말처럼 로키산맥이 품고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이름도 아름다운 재스퍼를 찾았다.
재스퍼 다운타운
재스퍼는 밴프와 함께 캐네디언 로키 여행의 이정표가 되는 곳이다. 재스퍼를 중심으로 한 재스퍼 국립공원은 캐네디언 로키 내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이다. 다시 말해 재스퍼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절경이 펼쳐진다는 의미다. 하늘 높이 솟은 로키산맥 자락 아래로 침엽수림이 가득하고 그 사이에는 옥빛 호수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밴프에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려 재스퍼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짐을 푼 곳은 피라미드 호숫가에 위치한 오두막 호텔. 이 지역에서는 자연과 가까운 숙소일수록 인기가 높다. 잔잔한 피라미드 호수 너머의 숲에는 노란 가을이 벌써 찾아왔다. 한 대의 카누가 호수 위로 미끄러지며 아름다운 파장을 일으킨다. 캐네디언 로키는 깊이 다가갈수록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러니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거나 호수에서 카누나 카약을 타는 것이야 말로 캐네디언 로키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가슴을 쫙 펴고 깨끗한 공기를 깊이 들이키면 나 역시 이곳의 일부가 된 것 같은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전 세계 여행자와 탐험가가 앞 다투어 찾아오는 재스퍼 다운타운은 의외로 작은 마을이다. 서부영화에 나올법한 예쁜 집들이 길을 따라 반듯이 놓여있다. 작은 소방서도, 우체국도 기차역도 하나씩. 한번쯤 살아보고 싶을 만큼 정감 있는 시골마을의 모습이다. 이 작은 마을에 한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두어곳 있으니 먹는 것도 문제가 없겠다.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이곳에서의 삶을 상상해본다.
휘슬러 스카이트램
시내를 빠져나와 가장먼저 향한 곳은 재스퍼 스카이 트램이다. 1960년 탐험가 윌리엄 맥그리거는 휘슬러 산 정상에 올랐다. 그는 숨이 멎을 듯한 경관을 보며 이 감동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프로젝트에 따라 1964년 재스퍼 스카이트램이 완공됐다. 그 결과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6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윌리엄이 느낀 감동을 전해 받고 있다. 그 중에는 필자도 들어갈 것이다.
스카이트램은 1304m에서 출발, 순식간에 약 2200m에 이른다. 한라산 보다 훨씬 높은 위치다. 이곳에 닿으면 북미대륙의 등뼈인 로키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구름도 발아래에 놓인다. 방문객 모두 숨이 멎을 듯한 감동에 한동안 말을 잊는다. 그 시절 윌리엄이 느꼈던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멀린 호수와 스피릿 아일랜드
재스퍼 인근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호수로 가득하다.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로 모두 환상적인 빛깔을 자랑한다. 캐네디언 로키를 여행하며 만난 이들은 저마다 어떤 호수가 최고라며 여행코스에 넣을 것을 권한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부족한 시간이다.
아름다운 호수는 너무나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딱 한 곳만 찾는다면 멀린 호수(Maligne Lake)를 꼽는다. 멀린 호수는 캐네디언 로키에서 가장 큰 빙하호며 세계에서도 두 번째로 크다. 시원스레 펼쳐진 멀린 호수는 단연 캐네디언 로키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만년설이 남아있는 로키 자락 아래로 펼쳐진 멀린 호수의 풍경은 아름답다 못해 거짓말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에는 메디슨 호수도 볼 수 있는데, 계속된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이 무뎌졌어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멀린 호수를 만나기 전 주어진 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눈앞에서 마주한 멀린 호수는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일반 호수와는 또 다른 감동이 밀려온다. 마치 캐나다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농축해낸 듯 깊고 진하다. 멀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에는 사진가들이 꼽는 최고의 명소 스피릿 아일랜드가 숨겨져 있다. 바로 재스퍼를 상징하는 엽서나 사진에 꼭 등장하는 곳이다. 멀린 호수 투어를 이용하면 보트를 통해 스피릿 아일랜드까지 갈 수 있다. 절경 속으로 빠져들어간 보트는 스피릿 아일랜드 앞에 잠시 닻을 내린다. 그럼 재빨리 내려 스피릿 아일랜드의 풍경을 이리저리 사진에 담아본다. 어떻게 담아도 작품이 되니 오히려 사진이 어렵다.
캐네디언 로키의 보석 재스퍼를 여행하며 숨이 멎을 듯한 풍경 앞에 발걸음이 몇 번이나 붙잡혔다. 새롭게 다가오는 감동 앞에 일정이 꼬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의 품처럼 넓고 깊은 캐네디언 로키의 풍경은 죽기 전에 꼭 한번 봐야하는 곳이 아니다. 죽기 전에 꼭 다시 봐야하는 곳이다.
글 사진 전영광 | 취재지원 캐나다 관광청 / webmaster@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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