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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 이야기

이름 바꾸면 인생 달라질까? 백기자, 작명소에 가다

일산백송 2020. 2. 19. 23:44

머니투데이
이름 바꾸면 인생 달라질까? 백기자, 작명소에 가다
백승관 기자VIEW 16,5032016.06.11 07:29

[기획 - 새 이름을 찾아서 ②]작명가가 말해주는 성명학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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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이름을 바꿀 수 있었을까? 지금보다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긴 했지만 관원들의 개명을 허용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 최초로 개명한 이는 누구일까? 조선왕조 개국과 동시에 이름을 바꾼 사람이 있다. 바로 태조 이성계(李成桂)다. 이성계는 새로운 나라 조선의 왕으로 등극할 때 이단(李旦)으로 개명했다.

이성계가 외자 ‘단’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기휘’(忌諱) 풍습 때문이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기휘풍습은 백성들이 임금 이름에 쓰인 한자를 사용하는 것을 금기했다.

이성계가 왕이 되고도 이름을 단으로 바꾸지 않았다면 백성들은 문서에 ‘이룰 성’(成)이나 ‘계수나무 계’(桂)는 쓸 수 없게 되니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후 왕들의 이름 역시 외자로 지어졌다. 세종대왕의 이름은 '이도'(祹·복 도)고 정조는 '이산'(祘·셈 산)이었다. 두 이름 역시 대체 가능한 다른 한자가 있고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한자다.

'잘 쓰이지 않는 한자'를 이름에 써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름에 쓰면 안 되는 한자도 있을까? 한국작명가협회를 찾아 직접 새로운 이름을 받아보고 작명과 관련된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사단법인 한국작명가협회 김기승 이사장이 기자의 사주를 바탕으로 새 이름을 짓고 있다./사진=백승관 기자
사단법인 한국작명가협회 김기승 이사장이 기자의 사주를 바탕으로 새 이름을 짓고 있다./사진=백승관 기자


◇'官' 이름에 안 쓰는 한자라고? 기자의 새 이름 짓기


기자의 이름은 백승관. 흰 백(白), 이을 승(承), 벼슬 관(官).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는다든지 곤욕을 치른 적은 없다. 다만 어렸을 때 '관'자 발음이 힘들어 이름을 두세 번 말해야 한다거나 "소방관 할 때 관입니다"라고 덧붙여 말하는 소소한 불편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벼슬 관(官)자는 이름에 쓰지 않는 한자라는 이야기에 다소 찜찜했다. 사단법인 한국작명가협회(작명가협회)를 찾아 기자의 이름을 검증받고 이름을 바꾼다면 어떤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좋은지 알아봤다.

김기승 작명가협회 이사장의 첫 마디는 "왜 이름을 바꾸려고 하는가"였다. 또한 "이름은 자판기에 돈 넣고 '좋은 거 주세요'하면 나오는 게 아니다. 이유를 알아야 그에 맞는 이름을 지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성명학적으로 이름을 짓는 것은 사주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오행이 어울리게 하는 것인데 그것이 수학적으로 딱 맞지 않다고 개명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이름에는 쓰지 않는 불가문자와 불용문자가 있다"고 말했다. 불가문자란 '죽을 사(死)·넘어질 도(倒)'와 같이 그 뜻이 불길해 이름에 금하는 한자를 말한다. 불용문자란 관습적으로 이름에 쓰지 않는 한자다.

김 이사장은 "예를 들어 백승관 기자가 공무원 시험을 계속 낙방해 작명소를 찾았다면, 이름에 있는 벼슬 관(官)자가 오히려 벼슬길을 막는다 하여 개명을 권할 수도 있다. 이런 글자를 불용문자라고 한다"며 "하지만 불용문자를 쓴 이름이 무조건 안 좋으니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작명가가 개명을 권유할 때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 이사장은 기자의 새로운 이름을 짓기에 앞서 기자의 이름을 성명학적으로 따져봤다. 기본적으로 작명할 때 3가지를 따지는 데 오행과 획수, 그리고 사주와의 조화라고 한다.

기자의 이름 '백승관'(白承官)은 오행으로는 충돌하는 부분이 있지만 획수로는 좋다고 한다. 다만 사주에 목이 많은데 이름에도 나무가 많아 이름을 바꾼다면 쇠와 물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며 "쇠와 물이 들어가는 한자는 많은 데 그중에서 '솥귀 현'(鉉) '깊을 준'(浚)을 써서 현준이란 이름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명은 사주팔자나 신년운세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재미로 점을 보는 사람은 있어도 재미로 이름을 바꾸는 사람들은 없다. 이름은 내 것이지만 나보다 남들이 더 많이 쓴다. 충분히 고민하고 개명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김 이사장은 "결국 좋은 이름이란, 듣는 사람인 내 기분이 좋아지는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이름 바꾸면 인생 달라질까? 백기자, 작명소에 가다

김기승 이사장

김기승 이사장


◇작명가가 들려주는 이름 Q&A


◇작명가가 들려주는 이름 Q&A

Q. 이름에도 유행이 있나. 요즘 트렌드는 무엇인가?

A. 2000년대 들어 민준, 지훈, 서연, 민서 등 이름에 '민·지·서'자가 유행했는데 

최근 부모들은 하율, 지율, 예서, 예인 등 율자나 예자가 들어간 중성적인 이름을 선호한다.


Q. 주로 어떤 사람들이 개명을 위해 작명소를 찾나?

A. 아이들 이름을 짓기 위해 부모님이나 할아버지들이 많이 방문한다.


요즘은 20~30대 방문도 늘었다. 그 세대는 부모들이 작명소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많이 지어주던 시대다. 듣기에도 거북하지 않고 성명학적으로 풀어봐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2030세대는 이름에 대한 불만보다 취업·진학·결혼·시험 등이 잘 풀리지 않아 찾아오는 사례가 많다. 젊은 시절 이러한 좌절은 개인에게 트라우마로 남는다.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자 정신적 치유의 의미로 개명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Q. 우리말 이름은 어떻게 작명하나?

A. 1980~90년대 한글이름 짓기가 유행했는데 요즘은 한글이름을 선호하는 현상이 줄었다. 한글이름은 샛별(불의 기운), 가람(물의 기운), 찬솔(나무의 기운), 한길(땅의 기운) 등 우리말 뜻을 풀이해 사주의 부족한 기운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짓는다.


Q. '이름' 덕을 가장 많이 본 역대 대통령은 누구인가?

A.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자이름을 개명하기도 했는데 '버금 중'(仲)에서 '가운데 중'(中)으로 한자를 바꾸었다.


버금가다의 사전적 풀이를 보면 '으뜸의 바로 아래가 되다'는 뜻이다. 2

등을 하면 낙선인 정치인의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버금 중을 가운데 중자로 바꾸면서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로 삼았다. 

개명 이후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많은 성명학자가 이름 덕을 본 대통령으로 꼽는다.


Q. 아이 이름을 직접 짓고 싶어하는 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어렵고 잘 쓰지 않는 한자를 쓰지 말 것. 車(차 차·차 거)와 같이 한 한자가 두 가지 발음이 나는 경우를 피할 것. 동물이나 사람의 신체에 해당하는 한자는 쓰지 않는다. 이름을 지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많다. 하지만 불가한 것을 신경쓰지 말고 사랑이 담긴 이름이면 충분히 좋은 이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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