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오사카 나오미, 윌리엄스 꺾고 US오픈 우승
박소영 입력 2018.09.09. 07:52 수정 2018.09.09. 08:31
오사카 나오미(20·일본·19위)가 일본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나오미 오사카. [EPA=연합뉴스]
오사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26위)를 세트 스코어 2-0(6-2 6-4)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오사카는 일본인 최초, 아시아 선수로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한 리나(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380만 달러(약 42억7000만원)다.
오사카는 1세트 게임스코어 0-1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며 윌리엄스를 압도했다. 2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4-3으로 오사카가 앞서면서 윌리엄스가 거친 반응을 보였다. 라켓을 코트에 내동댕이쳤고 심판은 경고를 줬다. 앞서 코치 지시를 부당하게 받으면서 경고를 받았던 윌리엄스는 경고가 2개가 돼 오사카에게 한 포인트를 주고 15-0에서 다음 게임이 시작됐다. 윌리엄스는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주심은 3번째 경고인 '게임 페널티'까지 주면서 오사카가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섰다. 사실상 승부가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후 오사카 나오미에게 축하의 포옹을 하고 있는 세리나 윌리엄스(왼쪽). [EPA=연합뉴스]이미지 크게 보기
경기가 끝난 후 오사카 나오미에게 축하의 포옹을 하고 있는 세리나 윌리엄스(왼쪽). [EPA=연합뉴스]
출산으로 인해 지난해 쉬었던 윌리엄스는 올해 복귀해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째 우승을 기대했지만 오사카의 파워 테니스에 무너졌다. 오사카는 이날 서브 에이스 6개를 기록했다. 반면 윌리엄스의 서브 에이스는 3개였다. 오사카는 서브 속도에서도 최고 시속 191㎞를 기록, 189㎞의 윌리엄스보다 빨랐다.
윌리엄스를 롤모델로 여기고 자란 오사카는 이날은 윌리엄스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윌리엄스가 심판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으면서 다소 어수선한 첫 메이저 우승을 맞이했다. 윌리엄스를 응원하는 수많은 홈팬들이 오사카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오사카는 "많은 분이 윌리엄스를 응원하셨는데 이렇게 경기가 마무리돼서 죄송하다"고 했고, 윌리엄스에게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윌리엄스는 오사카에게 축하의 포옹을 했지만, 심판에게는 인사하지 않았다.
오사카의 후원사인 일본의 닛신식품은 이날 일본 도쿄 본사에서 150여명의 직원과 함께 오사카의 US오픈 우승을 기원하는 응원전을 펼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새벽 5시에 경기가 시작됐는데도 안도 고키 사장은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US오픈 남자단식 결승 진출에 실패한 일본 남자 테니스 '간판' 니시코리 게이(29·일본·19위)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사카의 우승을 축하했다.
오사카 나오미 가족. 나오미, 언니 오사카 마리, 엄마 오사카 다마키, 아빠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왼쪽부터). [사진 오사카 나오미 SNS]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성을 오사카로 지었다. 3세 때 가족이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뒤 테니스를 시작했다. 오사카는 일본과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효과를 위해 미국 대신 일본을 선택해 국가 대항전인 페드컵에선 일장기를 달고 뛴다. 2016년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에 데뷔했고, 올해 호주오픈에서 16강에 오르면서 유명해졌다. 지난 3월 BNP 파리바 오픈에서는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오사카의 언니 오사카 마리(22·일본·376위)도 테니스 선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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