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조그마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었지요.
그때 내가 너무도 기뻐했는데,
그 반지를 얼마 못 가 생활이 너무 힘들어
다시 팔아야 했을 때,
처음으로 당신이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어요.
몇 년이 지난 지금 까지 당신은 그때 일을 마음 아파하는데,
그러지 말아요. 그까짓 반지 없으면 어때요.
이미 그 반지는 내 가슴 속에 영원히 퇴색되지 않게 새겨놓았으니,
나는 그것으로도 충분해요.
3년 전 당신은 여덟 시간에 걸쳐 신경수술을 받아야 했었지요.
그때 마취에서 깨어나는 당신에게
간호사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나를 가리키며
누군지 알겠느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그럼요, 내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사랑할 사람인데요”라고.
그렇게 말하는 당신에게 나는 바보처럼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한없이 눈물만 떨어뜨렸어요.
그때 간호사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분이 세요” 라고.
그래요, 여보.
나는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예요.
건강하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늘 나의 곁에 있기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요.
어린 시절 가난과 장애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했기에
나는 지금 이 나이에 늘 소원했던 공부를 시작했지요.
적지 않은 나이에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야학까지 데려다 주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과 어머니 저녁 챙겨주고
집안 청소까지 깨끗이 해 놓고
또다시 학교가 끝 날 시간에 맞춰
나를 데리러 와 주는 당신.
난 그런 당신에 대한 고마움의 보답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겁니다.
어린 시절 여느 아이들이 다 가는 학교가 너무도 가고 싶어
남몰래 수없이 눈물도 흘렸는데
인제서야 그 꿈을 이루었어요
바로 당신이 나의 꿈을 이루어주었지요.
여보, 나 정말 열심히 공부
늘 누군가의 도움만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거예요.
여보, 한평생 휠체어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나의 삶이지만,
당신이 있기에 정말 행복합니다.
당신은 내 삶의 바로 그 천사입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고
늘 감사의 두 손을 모으며 살 겁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가. --
17년 째 자신의 발이 되어준 남편에게
'사부 곡’(思夫曲)을 보내온 임 영자 씨(39)는
서울 금호동의 조그만 주택에서
남편 김석진씨(45)와 중3인 딸 한 나,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호세나 와 함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집안 거실로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싱크대입니다.
소아마비로 항상 앉아있거나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임씨가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싱크대의 다리를 없애고
바닥에 붙박이로 만든 것입니다.
비록 불편한 몸이지만 병든 어머니와 남편,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는 주부로서의 알뜰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남편이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해진 사연만으로 알게 된
임씨에게 어떻게 3년에 걸쳐 변함없이 구애를 펼 수 있었는지,
참으로 남편의 천사 같은 마음씨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김씨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었고
오히려 이를 묻는 기자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였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까?
육체적으로 불편하다고 그게 장애인은 아닙니다.
장애인 역시 따뜻한 마음이 있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어요.
저는 아내에게 처음 편지를 쓰고 또 만났을 때도
아내가 장애인이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아내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내가 있어
더 행복합니다.”
현재 임씨는 매주 3일 정립회관에서 운영하는
'노들 장애인! 야학’에 나가 하루 4시간씩 공부를 합니다.
30년이 지난 이제서야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초등학교 과정의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내친 김에 대학까지 진학하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임씨와 결혼하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제주에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올라와
12년째 봉고차를 몰며 행상을 하고 있는 김씨.
바쁜 와중에도 남편은 뒤늦게 ‘초등학생’이 된
아내가 안쓰러워 늘 아내의 발이 되어준답니다.
정말 이런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그런 남편을 위해 아내는
늘 사랑을 받고만 있는 자신이 미안하다며 울먹입니다.
“여보, 나의 소원이 무엇인지 모르지요?
내 소원은 높은 구두 신고
당신 팔짱을 끼고 걸어보는 것도 아니고,
가진 것이 많지 않아 힘겹게 살고는 있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랍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일한 소망은 우리 부부가
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 나는 건강한 사람, 당신은 조금 불편한 장애인으로 만나
다시 부부가 되는 거예요.
그때는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인가 해줄 수 있을 테니 말이 예요”
지난 연말 경향신문사로 우송돼온
임씨의 사부곡을 소개하게 된 것은,
조그마한 갈등과 불화를 극복하지 못해 갈라섰거나 갈라서려는
많은 부부들에게 이들의 변함없는 러브스토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그 사랑이 아름다워
무슨 말로 표현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김 석진, 임 영자 두 분 의 사랑.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앞으로의 생애도
그 따뜻한 사랑으
로 행복하게 사시오며,
아주 작은 불화가 빌미가 되어,
부부의 연을 끊으려는 많은 부부들께서도
서로의 사랑을 이어가시며
복된 가정을 이루시게 되시기를
이시간 너무나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여 봅니다 . . .
옮겨온 글입니다
.
눈물 겹도록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정말 믿기 어려운 사연이지요 한번도 보지 못한 장애인을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분들이 이세상에서 몇명이나 될까요
연인들의이야기- 오케스트라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