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밀착취재] "알고 보니 정치인 딸"..취업 청탁 비리에 우는 취준생들
김건호 입력 2017.09.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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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조카나 고위공무원들의 아들은 저렇게 쉽게 되는데, 전 4년째입니다”
취업준비생인 김모(29)씨는 15일 “최근 고위공무들이 취업청탁 비리에 연루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림동에서 함께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 취업청탁 비리 이야기가 가장 화두”라며 “아무리 노력해서 ‘흙수저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치인들과 공기업 대표 등의 취업청탁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상최대의 청년실업률로 힘든 기간을 보내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은 청탁비리 등 소식을 들으며 “허탈함을 감출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춘천지검은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비서관의 강원랜드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이 의뢰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강원랜드는 2012~13년 1·2차에 걸쳐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교육생 공모를 통해 일반사무와 카지노·호텔 부문 518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2015년 내부 감사 결과 합격자의 95%(493명)이 별도로 관리된 청탁 대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현재 권 의원의 비서관 A씨가 권 의원 지역구 지인들로부터 청탁을 받고 강원랜드 채용에 관여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취업청탁은 강원랜드 뿐만이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부장검사 이용일)는 이모 KAI 경영지원본부장과 하성용 KAI 전 대표가 언론인과 군 고위 관계자 등 유력인사의 청탁을 받아 부당하게 사원을 뽑은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4일 2014~2016년쯤 KAI 인사담당 업무를 총괄하면서 지원자의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10여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한 혐의다. 청탁을 받아 채용된 직원 중에는 케이블방송 간부급 인사의 조카 A씨를 포함해 전직 공군 참모총장의 공관병, 현직 지상파 방송사·사천시 고위 관계자의 아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케이블방송 간부급 인사의 친형은 대표적 친박계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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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들은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취업청탁 비리 소식을 들으며 울분을 토했다.
취업준비 3년차에 접어든 이모(28·여)씨는 “안그래도 취업이 점차 힘들어지는데 이런 보도를 볼 때마다 가슴에 메어진다”며 “정말 이 나라에 ‘흙수저와 금수저가 다른가’ 하는 생각에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1만여명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폭이 4년6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청년실업률은 9.4%로 1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74만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2000명 증가했다. 이 증가폭은 2013년 2월(20만1000명) 이후 가장 작은 것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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