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승의날
"교실 들어가기 무서워"..흔들리는 교단
연합뉴스 | 입력 2016.05.11. 14:36
교사에게 욕설·폭언 심각…교사 정신적 충격·정신과 상담
광주교육청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 135건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광주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여교사 A씨는 최근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을 지적했다.
"수업시간이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지만,
해당 학생은 급우들 앞에서 여교사에게 욕설했다.
충격을 받은 이 교사는 학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학부모는 오히려 "왜 이를 보호해 주지 않느냐"며 담임교사에게 항의했다.
이 학부모는 전화로 10여분간 폭언을 하며 학교 측의 대응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A씨는 결국, 교육청과 협약을 맺은 한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병가를 냈다.
상담 과정에서 A씨는 "가슴이 두근거려 잠을 잘 수 없다. 교실에도 들어가기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 B씨도 수업 시간에 욕한 학생을 지적했지만,
이 학생이 계속 교사를 쳐다보며 비웃어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부모와 상담했지만, 부모는 "문제가 없다. 학원에도 잘 다니는데 왜 그러느냐?"며 오히려 되물었다.
B씨 역시 '휴직을 해버릴까' 고민하다 결국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스승의 날이 다가왔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도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여전하다.
11일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135건에 달한다.
욕설 등 폭언이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방해 27건, 지도 불응 22건, 성희롱 2건, 폭행 2건으로 조사됐다.
2012년 477건, 2013년 252건, 2014년 241건으로 점점 줄고는 있지만,
교육청과 협약을 맺은 정신과 상담은 2014년 54건에서 지난해 59건으로 늘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교사의 지도에 응하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줘 결국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등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교사들이 교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정신과 치료를 지원하고 상담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충성 광주교총 회장은
"교사들이 학생과 관련된 문제로 교육청에서 전담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자칫 학교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묻힐 수도 있다"며
"교권보호 기관을 교육청 산하에 두지 말고 독립적으로 둬야 누구나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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