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이 교사 때리고 침 뱉는 교육현장이라니
입력 2015-12-30 20:07:42, 수정 2015-12-30 20: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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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하다.
경기도 이천시의 한 특성화고교 1학년 남학생 3명이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침까지 뱉었다고 한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패륜범죄다.
학생들의 행패는 차마 글로 옮기기조차 민망하다.
패륜 행위는 지난 23일 학생들이 출결 상황을 점검하는 39세의 남자교사에게 시비를 걸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교사의 어깨 등을 빗자루로 때리면서
“안 아프냐? 이 XX놈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여럿이 에워싸고 머리를 밀치고 침을 뱉기도 했다.
교사는 “그만 하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았다.
교실에는 많은 학생들이 있었지만 말리기는커녕 웃으면서 구경했다.
학생 2명은 휴대전화로 폭행과 욕설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포했다.
이쯤 되면 교실이 아니라 범죄 소굴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다.
학생들의 패륜은 피해 교사가 감추는 바람에 사건이 발생한 지 5일 뒤에야 외부로 알려졌다.
교사는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패륜 행위가 쉬쉬하고 넘어갈 일인가.
신성한 학교에서 다시는 ‘막장 범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천의 고교에서 벌어진 인성마비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교권을 짓밟고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다.
물질주의와 입시경쟁의 풍토에서 청소년 윤리의식이 황폐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제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가
생생한 증거다.
지난 9월부터 전국 초·중·고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응답도 초등 19%, 중학 30%, 고교 45%나 됐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윤리의식이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게 흥사단의 분석이다.
정부는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을 법제화하고 올해부터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성은 학교에서 가르친다고 좋아질 리는 없다.
가정과 사회가 인성교육에 적극 참여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효과가 크다.
가정에서부터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배려와 존중을 가르쳐야 한다.
사회와 학교, 가정이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세계일보 &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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