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노년의 성 "돈 많으면 동남아, 없으면 탑골"
2015-10-02 10:09 CBS 김현정의 뉴스쇼메일보내기
<노인>
-부인과 욕구해소 안되니 나쁜맘 먹어
-박카스 아줌마? 30년 전에도 있었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노인 성범죄 2배 가까이 증가추세
-80대 부부사이도 흉기들고 성범죄
-노년층, 성교육 받은 경험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 할머니, 김○○ 할아버지,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성범죄, 노인들과는 큰 상관이 없는 뉴스인줄 알았는데 최근 5년 사이 노인 성범죄자는 75%가 늘어났고,
지난해 노인이 저지른 강력범죄의 90%는 바로 성범죄였습니다.
오늘 마침 노인의 날입니다. 우리 사회 노인들의 성문제, 우리 사회 노인들의 현실, 오늘 짚어보죠.
먼저 경북 김천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의 증언을 들어볼 텐데요. 배○○ 어르신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할머니, 나와계세요?
◆ 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 배○○> 만 69입니다.
◇ 김현정> 만 69이시면 이제 칠순 되셨네요.
◆ 배○○> 그렇죠.
◇ 김현정> 흔히들 노인이라고 하면 '성'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주변에서 보시는 친구분들, 노인분들 어떠신가요?
◆ 배○○> 그런 거 보면 안타깝죠. 아직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거든요.
문화원 같은 데에 댄스클럽이 있잖아요. 그런 데 가면 전부 다 나이들이 있으니까
시간도 보낼 겸 몸도 근육도 좀 풀 겸 이렇게 해서 오는 것 같은데요.
그런 데도 보면요, 서로 이성간에는 묘한 그런 걸 서로 느끼나 봐요.
좀 친해지고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걸 또 시샘을 하고, 그러다 보면 또 싸우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늙었다고 볼 수 없죠. 나이는 들었지만 이성에 관심이 있다는 걸 이야기할 수 있죠.
◇ 김현정> 그런 비슷한 사례는 뭐가 있을까요? 젊은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하는 사례요.
◆ 배○○> 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재임하시다가 지금은 퇴임하고 집에 계시는 분인데요.
동네에서는 전부 존경을 받는 분이였어요. 그리고 나이도 좀 많이 팔십 가까이 됐고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저도 그분을 굉장히 존경하고 이랬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그 집에 방문을 했는데 젊은 새댁이 있었어요.
그 새댁을 막 끌어안아서 막 그냥 몸을 비비는 걸 내가 봤어요.
그 때 너무 내가 충격을 받아가지고 또 한편으로는 이해를 했죠.
저렇게 연세가 드셔도 그러한 정열이 아직 있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엄마야~'하면서 너무 실망했던 거 있죠.
◇ 김현정> 실망도 하셨고요. 노인이어도 젊을 때와 성욕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그게 다 성범죄로 이어지는 건 아닐 텐데,
왜 이렇게 최근 들어서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 배○○> 왜냐하면 자기 부인들이 그 욕구를 풀어줄 수가 없으니까
아무래도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하다 보게 되고. 그런 사고도 생기는 것 같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박카스 아줌마라고 얘기를 들어보셨죠?
이런 아줌마들을 찾아다니는 할아버지들이 뉴스에서나 보는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고 실제로 많습니까?
◆ 배○○> 실제로 많죠. 저는 아주 옛날부터… 박카스 할머니가 요 근래가 아니었어요.
한 30년 전부터도 그런 게 있었어요. 아침 새벽에 산에 가보면 거기에 운동하러 오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 여자들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서울의 탑골 공원 얘기인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경북 김천에 사시는데 거기에도 30년 전부터 있었다는 말씀이세요.
◆ 배○○> 그렇죠. 부산에도 있었고요.
그게 그때는 너무 예사롭게 넘겨서 다 몰랐을 뿐이지, 그 옛날부터 있었어요. 제가 부산에도 오래 살았거든요.
부산에서부터 그것을 봤고 서울에 공원이야 뭐 당연한 거고. 신문에도 나고 하니까 그건 당연한 거고요.
◇ 김현정> 여기서 할아버지 한 분의 증언 더 듣겠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할아버님,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세요?
◆ 김○○> 네.
◇ 김현정>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 김○○> 73세입니다.
◇ 김현정> 73세가 되셨어요. 그런데 비정상적인 쪽으로 성욕을 푸는 사례들을 많이 목격하셨다고요.
◆ 김○○> 네. 탑골공원이나 종로에 가면 박카스 아줌마들이 많아요.
1만원이나 2만원 주면 해결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중에서 소득이 중위나 상위에 있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면 나이트클럽 같은 데에서 부킹을 하고 룸살롱 같은 곳을 간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서 다르네요? 성욕을 푸는 방법도?
◆ 김○○> 또 돈 좀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골프 투어를 간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외국으로 골프투어를 가요?
◆ 김○○> 네. 중국, 필리핀 그런 데 가면 그냥 완전히 골라잡기로 신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외국 가면, 동남아 같은 데 가면 젊고 더 어린 여자들을 만난다는 건가요?
◆ 김○○> 아유 그럼요. 거기에서 10대부터 있어요. 10대부터.
◇ 김현정> 70대 넘으신 할아버님들이 가서 10대 소녀들을 만나서 성매매하신다고요?
◆ 김○○> 그런 사람들이 나이 따집니까? 돈 많이 주면 그냥 할아버지 하죠.
◇ 김현정> 돈 이면 다 된다. 이게 아주 특수한 경우를 말씀하시는 거에요?
아니면 할아버님이 주변에서 많이 목격하시는 얘기입니까?
◆ 김○○> 주위에서 동료들한테 많이 듣고 그런 거예요.
◇ 김현정> 흔한 얘기라고 얘기시죠?
◆ 김○○> 흔하죠. 흔하죠.
◇ 김현정> 참 놀랄 노자네요. 지금은 어쨌든 돈이 있는 분들은 이런 식으로 푼다는 건데,
경제적으로 그렇게 안 되는 노인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주머니 사정 좋지 않으신 노인분들은 까딱하면 그야말로 성범죄로 흐를 수가 있다는 얘기네요.
◆ 김○○> 그렇죠. 아주 진짜 맞는 말이에요, 그게. 돈은 없고 동네 어린 애들 (건드리고)..
그거 사회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게 엄청 많을 거라고요. 그게 밝혀지면 부모들이 자기 딸들이 앞날 망칠까 봐 쉬쉬하는데. 아직까지도 60, 70%는 있을 거라고요, 30~40%만 노출되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증언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 네, 고맙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서울에 사시는 73세 할아버님 한 분 더 만나봤습니다.
할머님, 저도 젊은 층입니다마는 자녀들이 잘 몰라서 어떤 편견 때문에 좀 힘드신 것도 있을 것 같아요.
◆ 배○○>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은 애정표시를 많이 하잖아요.
요새는 옛날 같지 않아서 전철, 기차역 같은 데 보면 정말 외국 영화 뺨치는 그런 행동을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러면 노인들은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다 감정이 있는 것이고.
또 어떤 측면으로는 주책이야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 김현정> 젊은이들이 자꾸 이상하고 삐딱하게 보니까 그걸 억누르게 되고 노인들은.
그게 잘못 분출되면 성범죄로도 가고 이렇게 안 좋은 쪽으로 박카스 할머니로도 가고
이렇게 된다는 말씀이세요.
◆ 배○○> 참 문제는 문제예요, 사실.
◇ 김현정> '노인 성범죄가 왜 이렇게 늘어나느냐, 문제다 문제다라고만 하지, 도대체 원인이 어디 있는지
우리가 소홀했던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할머님, 오늘 증언 고맙습니다.
◆ 배○○> 네.
◇ 김현정> 경북 김천에 사시는 올해 칠순이세요. 배○○ 어르신 먼저 만나봤습니다.
실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한국노인상담센터장 이호선 박사 연결하죠. 이 박사님, 나와 계세요?
◆ 이호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노인 성범죄율, 실제로 수치상으로 얼마나 증가하고 있습니까?
◆ 이호선>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경찰청의 2010년도 결과를 보면 955건으로 나와 있는데요.
이게 2014년이 되면서 1662건으로 75% 증가한 것으로 나와 있거든요.
실제 노인인구가 많이 늘어나면서 노인범죄나 또 노인성범죄가 늘어나는 게 아주 이상한 건 아닌데요.
그 증가율 자체를 보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죠. 특히 이게 사실 드러난 범죄잖아요.
검거가 되고 판결을 받은 범죄인데, 묻혀 있는 범죄, 쉬쉬하고 있는 범죄까지 생각해 본다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 김현정> 이호선 박사가 목격하시거나 아니면 상담한 사례 중에 좀 충격적인 케이스들이 있습니까?
◆ 이호선> 우리가 보통 성범죄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힘이 약한 어린이들이나 아니면
주변에 어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든지 이렇게만 생각을 하시는데 부부 사이에 성범죄도 굉장히 많습니다.
부부 사이에 성범죄라고 하는 게 살짝 들으면 납득이 안 되실 텐데요.
실질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었냐면 80대 부부가 있었어요.
이 80대 남편이 아내에게 성적으로 자극적인 행동을 요청을 했고,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흉기를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목에 갖다가 들이대고 찌르는 시늉을 한다든지,
아니면 몸의 중요 부위에다가 흉기를 갖다가 들이대고 찌르겠다고 위협을 해서
상담을 시작한 적이 있었거든요. 거의 한 15년 20년에 걸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다른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례예요.
◇ 김현정> 또 있습니까? 이런 사례들?
◆ 이호선> 경기도의 한 지역에 있었던 일인데요.
70대 남성 두 명이서 동네에 있는 정신지체가 있는 16살 된 아이를 임신을 시킨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사례를 두고 사실상 피해자 가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서 대신에 다른 배상을 하기로 하고
상담을 시작했는데요.
가해자라고 알려진 두 분 중에 한 분은 안 오시고, 다른 한 분만 모시고 상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너무 놀란 건 뭐냐면요.
70대 후반이신데 미안한 마음보다는 뻔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굉장히 컸고요.
또 하나는 뭐냐하면 성적인 욕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분들보다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성과 관련된 문제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 이야기는 실제 굉장히 고통스러운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지금도 상담은 진행 중입니다마는 사실은 굉장히 힘들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우리가 어르신들을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앞에서 할머님도 말씀을 하셨지만 결국 노인들의 성욕도 젊은이들과 다를 게 없는데
이게 억눌려져 있고, 이게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으로 표출이 되면 성범죄까지 가는 이런 흐름인 거죠?
◆ 이호선> 그렇죠. 문제는 뭐냐하면 어르신들은 태어나서 성교육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남성분들은 성교육이다 하면 보통 군대에서 들었던 이야기, 아니면 동네 다른 남성들이
무용담처럼 하는 이야기. 그게 성교육의 거의 전부였던 경우입니다.
아니면 야한 동영상이라든지 잡지 등을 통해서 ‘이게 성이야’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 분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이라든지 여러 미디어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성과 관련된 좋은 교육들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거나 교육적인 혜택을 준 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이 세대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이가 들어갈 것이고 이 사회에서 계속 같이 생활을 해야 할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의 전망이 사실 많이 걱정이 됩니다. 위험한 상황, 또 사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이 늘어날까 봐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어떤 대책들이 시급하다고 보세요?
◆ 이호선> 성이라는 게 하나의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이걸 건강하고 잘 재배치가 되고 에너지가 건강하게
잘 나눠지게 되면 사회적으로도 효율이 높고 더군다나 사회에 유익이 될 수 있는 게 사람의 에너지거든요.
◇ 김현정>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줘야 되는 거군요.
◆ 이호선> 요새는 음식도 좋고 약물도 좋고 그러다 보니 여전히 성적으로 왕성한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갈 곳이 없으니 이 에너지는 척척 쌓일 수밖에 없는 거고요.
' 복지관 가면 되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복지관에서 어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전체 노인의 10%도 되지 않거든요.
이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성교육,
특히 대부분의 남성 어르신들은 복지관에 오지 않으시기 때문에 찾아가는 성교육을 시작해야 할 것이고요.
또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건강한 노인의 성이 어떤 것이냐는 것에 대한 좋은 모범들을 많이 보여주는 과정이 있다면 성에 대한 좋은 노인의 이미지가 형성될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이호선 박사님,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이호선> 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노인의 날, 노인의 성 문제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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