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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

"女가스점검원의 눈물..나체로 문 열고, 몸 더듬고"

일산백송 2015. 8. 31. 10:20

"女가스점검원의 눈물..나체로 문 열고, 몸 더듬고"
노컷뉴스 | CBS 박재홍의 뉴스쇼 | 입력 2015.08.31. 09:17

-하루에 200곳 방문, 산재처리도 못받아
-20대男이 신체밀착, 못 나가게 껴안아
-오히려 회사는 복장, 명찰착용 여부 추궁
-회사가 가해자에게 연락처 알려주기까지..
-하청업체 소속이라 노동처우 열악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성추행 피해자)

골목 집집마다 방문을 해서 정기적으로 가스관 안전을 살피는 가스 점검원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러한 여성 가스 점검원들이 방문 점검 시에 성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성추행 피해를 당한 점검원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성범죄 피해를 당한 여성 가스점검원의 목소리를 통해 현 실태는 어떤지 직접 짚어봅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 익명과 음성변조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 ○○○> 네. 여보세요.
◇ 박재홍> 우선 가스점검원으로 일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겁니까?
◆ ○○○> 햇수로 4년째 됐습니다.
◇ 박재홍> 4년째요? 그러면 일하실 때 평균적으로 하루에 몇 군데 집을 방문하시는 거죠?
◆ ○○○> 보통 200군데 정도 근무를 하고요.
◇ 박재홍> 하루에요?
◆ ○○○> 네, 하루에요. 200군데를 다녀야만 50~60집 정도 점검이 완료가 되거든요.

◇ 박재홍> 어휴, 굉장히 많네요. 집에 없는 분들도 계시니까 200군데 가시면 50~60군데 검침을 실시하시는 거군요. 그런데 검침을 하시다가 성추행 피해를 입으셨다는 건데요. 힘드시겠습니다마는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나요?

◆ ○○○> 점검을 갔는데 남자분이 문을 열어줘서 들어갔고 가스레인지 밸브 쪽 점검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몸을 밀착시켰고요. 보일러를 점검하려고 장소를 옮겼더니.. 엉덩이에 손을 댔고.. (울음) 

집을 나가려고 하자 못나가게 문을 손으로 막으면서 한 번 안아달라고 끌어당겼어요. (울음)

◇ 박재홍> 네. 지금도 여전히 많이 힘드시네요. (한숨) 

그러니까 점검을 하시는데 그 와중에 성추행을 했던 거네요.

◆ ○○○> 네.
◇ 박재홍> 가해자의 연령대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 ○○○>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어요.

◇ 박재홍> 20대 후반 정도인 젊은 청년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네요. 

정말 지금도 막 떨려서 눈물을 흘리시는데.. 당시는 정말 놀라셨겠네요.

◆ ○○○>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 박재홍> 그럼 힘으로 선생님을 위협했던 건데요. 어떻게 벗어나신 건가요? 

뿌리치고 다행히 탈출을 하신 겁니까?

◆ ○○○> 현관 쪽에서 안아달라고 끌어당길 때 제가 다행히 현관 쪽이라서 밀치고 나올 수 있었거든요. 

신발도 버리고 뛰어나왔어요.

◇ 박재홍> 어휴, 참 다행이네요, 신발을 버리고 뛰어나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됐으니까요. 

그러면 그 일이 있고 나서도 그 상황이 계속 떠오르시겠습니다.

◆ ○○○> 지금은 밖에 잘 못나가요. 사람들이 다 저를 쳐다보는 것 같아서... (울음) 

사람을 잘 못 만나요. 병원 말고는 밖에 못 다니고 있어요. 


(사진=반웅규 기자)

(사진=반웅규 기자) 


◇ 박재홍> 그 이후에 회사에 이런 성추행 사실을 말씀을 하셨습니까?
◆ ○○○> 네. 제가 나와서 관리하는 팀장하고 사무실에 바로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안 받으셨어요.

◇ 박재홍> 네. 그래가지고요?
◆ ○○○> 그래서 직장 동료한테 알렸고 직장 동료가 노동조합에 연락을 해 줘서 일을 진행시켰습니다.
◇ 박재홍> 아, 그럼 회사에서는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응을 했던 거네요?

◆ ○○○> 네.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제 입으로 또 얘기를 해달라고 

사무실에서 계속 들어오라고 요청을 하셨어요.

◇ 박재홍>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인데 계속해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꼬치꼬치 캐물으니까 

선생님께서는 너무 힘드셨겠네요. 

혹시 그 책임을 ‘선생님이 부주의했다’라는 식으로 몰아가신 경우는 없었나요?

◆ ○○○> 당시에 가운을 입었는지, 이름표를 달았었는지 이런 걸 물어봤고요.
◇ 박재홍> 아니.. 그런데 이름표를 왜 안 달았냐고 물어봤을까요?

◆ ○○○> 전에 한 점검원이 도둑으로 몰려서 경찰에 조사를 받게 됐는데 그분이 당시에 이름표를 안 달고 있었었나 봐요. 그래서 저희가 잘못한 걸로 자꾸 사무실 쪽에서는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그 때는 점검을 갔는데 고객이 술이 취해 있는 상태였고, 그 술 취한 고객이 휴대전화가 없어졌다고, 외부인은 점검원 밖에 집에 안 들어왔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사무실에서는 가운이나 이름표를 착용 안 하고 점검을 간 것에 대해서 이분을 질타하고 그랬어요. 이것처럼 점검원들이 계속 말을 안 하고 그냥 넘어간 일이 많아요. 많이 있어요, 저 말고도요.

◇ 박재홍> 그러면 혹시 주변에 동료 여성분들이 비슷한 성범죄를 당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요?

◆ ○○○> 네. 어깨 터치나 손을 잡거나.. 남자 고객이 옷을 다 벗고 있는 상태에서 점검 들어오라고 하고요. 언어로도 성적인 말을 많이 해요.

◇ 박재홍> 아.. 그러니까 여성 점검원인 걸 알고 일부러 옷도 입지 않고요?
◆ ○○○> 네.
◇ 박재홍> 그래요. 혹시 실례되지만 가족들한테도 피해 사실을 말씀하셨습니까?
◆ ○○○> 아직 말 못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으실 테니까요. 이제 그 사건을 당하신 이후에 

고발장을 제출하셨어요. 이후에 가해자 측으로부터 연락 받으신 게 있으십니까?

◆ ○○○> 가해자가 합의를 보려고 경찰에게 제 연락처를 가르쳐달라고 그랬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경찰분에게 연락처 가르쳐 주지 말라고 그랬었는데. 

도시가스 사무실에서 제 연락처와 이름을 가르쳐줘서 가해자가 자꾸 전화 오고 문자 오고 하거든요. 

회사가 직원 신분 노출까지 다 시켜서 더 지금 무서운 상태예요.

◇ 박재홍> 아니. 그러니까 회사가 지금 선생님에 대해서 신변노출까지도 보호하지 못했다?

◆ ○○○> 네, 사무실에서요.

◇ 박재홍> 그래요.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 그리고 여성 검침원분들이시까 이러한 성추행이라든지 위기상황이 굉장히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비하라는 매뉴얼이나 교육이 이루어진 적이 있었나요?

◆ ○○○> 거의 없고요. 이번에 이 일로 휴대용 호신 스프레이를 하나씩 전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로 끝이에요.

◇ 박재홍> 그러면 지금 선생님 소속이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도시가스 직속 소속이신가요, 아니면 밑에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계시는 건가요? 


◆ ○○○> 하청업체입니다.
◇ 박재홍> 네. 그러니까 책임소재 면에서 명확하게 선생님 편에서 대처해 주는 게 부족해 보이네요.

◆ ○○○>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안전관리를 하는 사람인데, 저희 안전은 절대 보장되지 않고요. 

식대도 없고 여태까지 산재도 없었고요. 저희가 저희 나름의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야 산재를 해 줬어요.

◇ 박재홍> 그나마 노조를 통해서 약자들의 목소리가 대변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기회를 얻게 되신 거네요.

◆ ○○○> 그런데 회사에서는 노조를 인정을 안 해 줘요.
◇ 박재홍> 그렇습니까?
◆ ○○○> 네. 다른 것 보다는 회사에서 조금 더 심각성을 인정하고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좋은 방향으로요.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힘드신 가운데 또 목소리 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성추행 피해를 당한 가스점검원분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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