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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

“장애인 구역에 주차 하면 어때서?”라는 아파트 주민

일산백송 2015. 8. 16. 22:00

“장애인 구역에 주차 하면 어때서?”라는 아파트 주민
By 서상범 HOOC Editor 기사작성 : 2015. 08. 13 at 02:57 pm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장의 사진이 화제입니다. 

한 아파트의 입주민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에는 

“장애인 주차구역을 항상 비워놔야 하나요?”라는 제목 아래, 자신이 겪었던 일을 써놨는데요.

게시물 작성자는 “한 장애인이 무차별 신고를 하고 공무원들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세워진 

일반 입주민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털어놨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장애인 주차관련 게시물. 게시물을 올린 이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웠다고 신고한 장애인을 비난하며,
항상 장애인 주차구역은 비워둬야 하는 것이냐고 주장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장애인 주차관련 게시물. 

게시물을 올린 이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세웠다고 신고한 장애인을 비난하며, 

항상 장애인 주차구역은 비워둬야 하는 것이냐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 단지는 장애인주차구역만 해도 최소 50곳이 넘는데, 

단지 내에 장애인이 10명만 거주한다고 하면 나머지 40곳은 항상 비워놔야 하느냐”며 

“장애인 1세대가 항상 비어있는 장애인주차구역 2~3곳을 전용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끝으로 작성자는 “단지 내 장애인 입주자들의 인원과 장애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장애인이 전용주차장을) 독점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일반 세대보다 관리비를 더 부과하는 등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적으로 지정해놓은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주차한 것도 모자라, 과태료를 내게됐다며 언성을 높이는 

이 게시물을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적반하장이 지나치다는 의견과 함께, 

실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게시물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사진에 명시된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주민센터 측에 따르면 

해당 게시물은 지난해 12월 인근의 한 아파트 거주민이 단지 내에 게시한 것입니다. 

게시글의 내용대로 장애인 구역에 불법주차를 했던 입주민이 신고로 인해 과태료를 내게되자 

아파트 단지 내에 부착한 것이죠. 


이 게시물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점화된 것은 최근 심해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 주차난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자동차 소유가 대중화를 넘어 과포화상태로 돌입하면서 

특히 공동주택에서 주차갈등이 심심치않게 일어나는데요.

입주민과 외부인 간의 갈등은 물론,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입주민들 간의 다툼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러다보니 일부 얌체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장애인 주차구역이 비워져있는 경우, 

어차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냐며 주차를 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현행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자동차표지가 부착되지 않은 

자동차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과태료는 10만 원, 

주차구역 진입 방해 행위는 50만 원을 부과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죠.

또 현행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내 부설주차장 주차대수의 3% 이상을 장애인전용주차구획으로 구분ㆍ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인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의무적으로 ‘지정ㆍ할당’을 한 것이죠.

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은 주차공간 부족을 이유로, 또는 일반 구역보다 엘리베이터 등이 

가깝고 면적이 넓다는 이유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미미한 수준이죠.

지자체 측은 “신고가 들어와 불법주차 사실을 적발, 통보를 하면, 잠깐 차를 댔을 뿐 이라는 항의부터, 

어차피 우리 아파트의 사유지아니냐, 입주민의 공동관리비로 운영되는 곳인데 일반 주차구역이 가득찼을 때 사용하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라는 민원이 종종 들어온다고 밝혔습니다.

이러다보니 불법주차를 해놓고도 과태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대구 중ㆍ남구ㆍ사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부과금 78억7천여만 원 중 징수액은 59억4천여만 원으로 

징수비율이 7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으로‘벌금딱지’를 받은 4명 중 1명은 과태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지자체의 장애인 주차관련 업무 관계자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법적 판단은 물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배려라는 가치적 판단도 함께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