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병균 덩어리' 한국인들 나가라" 반한감정 고조
SBS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6.01 10:57|수정 : 2015.06.01 10:57
요즘 중국에서 반한 기류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중국 내 최초 확진 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지면서
한국 사람과 한국의 의료 통제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는 건데요,
그동안 쌓여온 뿌리 깊은 반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한국 남성이 가족 두 명의 메르스 확진 사실을 숨기고 중국으로 출장을 왔다가
격리 치료를 받으면서 중국 내 여론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당장 지구를 떠나라"는 말부터,
"병균 덩어리 한국인들의 중국 입국을 금지시켜라",
"중국에 와 있는 한국인들을 쫓아내라." 등등 욕설과 저주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바로 '빵즈'입니다.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을 비하해서 부를 때 쓰는 말인데요,
원래 '빵즈'는 '몽둥이'라는 뜻으로 '몽둥이찜질을 해 줄 고려 놈들'이란 의미의 '까오리빵즈'라는 말에서
비롯됐습니다.
조선 시대 때도 중국인들은 우리의 사신이나 무역상들을 '빵즈'로 낮춰 불렀고
중일 전쟁 때도 일제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병사들이 '빵즈'로 표현됐습니다.
그러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이 한동안 밀월 기를 보내며
이 '빵즈'라는 말이 수그러드나 싶더니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4강에 진출한 데 대해 질투심에 불타 승부 조작이라는 둥 깎아내리기 시작한 겁니다.
얼마 전 박태환의 약물 사건이 터졌을 때도 '빵즈'가 언급됐고
김태용 감독이 자국 영화배우 탕웨이와 결혼했을 때도
한국 빵즈에게 국보를 빼앗기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는 식의 비아냥이 난무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시진핑 정권의 출범 이후로
지난 2년간 양국이 역대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는데요,
이번 메르스 파동과 함께 다시금 '빵즈' 신드롬이 활개 치는 걸 보면
양국의 상호 증오는 정말 질기다 못해 숙명과도 같게 느껴집니다.
한중 관계라는 게 언제 어떤 일로든 180도로 반전될 수 있는 살얼음이란 걸 결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월드리포트] "빵즈(한국인) 내쫓아라!"…메르스로 되살아난 '반한·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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