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日 '기름테러'는 종교 범죄…美 거주 일본인 의사가 용의자
최선호 기자 입력 : 2015.06.01 09:40|수정 : 2015.06.02 14:13
日 '기름테러'와 뿌리깊은 혐한 선동
지난 2월부터 일본 국보급 문화재를 상대로 '기름테러'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네트우익(인터넷 상의 젊은 우익들)이 혐한 선동에 나서면서,
'한국' '한국인' '북조선' 등이 연관검색어로 등장하고 있는 불쾌하고 황당한 상황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6월 1일), 범인의 윤곽이 나왔습니다. 아래 사진이 '기름테러' 용의자의 모습입니다.
경찰은, 용의자가 뉴욕 현지에서 기독교계 단체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신의 계시를 받아 악령을 쫓아낸 증거로 기름을 뿌리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동기는 비뚤어진 종교 의식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비롯한 일부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 '기름테러'가 발생한 치바현 가토리신궁 CCTV에,
용의자가 기름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는 모습이 찍혔다고 밝혔습니다.
치바현 경찰뿐만 아니라,
'기름테러'가 집중됐던 교토와 나라현 경찰도 문제의 용의자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교토 경찰은 세계유산인 교토 토우지(東寺)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이 용의자의 체형과 유사하다면서,
관련성을 신중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를 당한 신사나 고찰 측은, 용의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일단 한숨 돌리는 상황입니다.
종교 관련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에 불교가 들어온 지가 1,200년이나 됐는데..."라는 탄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왜곡된 종교관에 의한, 그것도 일본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가닥이 잡힌 셈입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엉뚱한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이제 사라졌겠지요. 그렇게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혐한, 헤이트스피치 같은 막연한 혐오 범죄는 뿌리가 깊어도 너무 깊은 '질병'인 모양입니다. '기름테러' 용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일본 기사들과 댓글을 검색해 봤습니다. 네트우익의 '혐한 선동'은 여전히 악랄합니다.
물론 평범한 일본 사람, 누리꾼들의 반응이라기보다 '네트우익끼리' 글을 쓰고 추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열패감을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괴롭힘으로 풀어버리는 행위는,
일본 만의 현상이 아니고 성장이 정체된 이른바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헤이트스피치와 혐오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존중(?)'하거나 체념해서는 안 됩니다.
최선호 기자
입력 : 2015.06.01 09:40|수정 : 2015.06.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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