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풀무원 불매운동

의사 풀무원 불매운동
…성범죄 의료인 면허박탈 의료법 개정안 발의한 원혜영 의원에 반발?
한국타임즈 2015. 05.22(금) 06:01

[원혜영 국회의원(부천 오정구). 사진:페이스북]

[한국타임즈 박종열 기자]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의료인은 면허를 박탈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풀무원이 의사들의 집단 불매운동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의사들의 풀무원 불매운동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안을 제시한 원혜영 의원을 공격하려는 것이지만,
원 의원과 전혀 관계없는 기업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은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이 15일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의료인은 면허를 박탈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에 의사들은 자신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가정하고 면허박탈까지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원혜영 의원과 관련이 깊은 식품기업 풀무원의 불매운동에 돌입한 것이다.

원혜영 의원은 풀무원농장 창업주 원경선의 장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 의원이 원경선 풀무원농장 창업주의 장남인 것은 맞지만
오래 전에 지분을 모두 정리해 현재 풀무원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로 불똥이 튀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풀무원은 내비치고 있다.

성범죄 의료인의 면허를 규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19대 국회 들어서 벌써 세 번째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조치 없이 국회의 선택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러한 의사들의 반발이 '어이가 없다'며
'의사들의 불매운동 등은 오히려 의사들의 공신력을 저하시키고 도덕성을 더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의사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그렇기에 의사가 저지르는 범죄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온다.


과거 전남의 한 도시에서 있었던 사건은 이 법안이 하루속히 발효돼야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2012년 12월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친오빠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입니다.
꼭 좀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글을 올린 A 씨는 자신이 다섯 살 차이가 나는 친오빠로부터 어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자신이 오빠의 아이를 임신한 적도 있으며 엄마의 뜻에 따라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는 등의
충격적인 일을 써내려갔다.

A 씨가 올린 글 자체만으로도 인터넷은 들끓었지만,
더 화제가 됐던 점은 A 씨의 오빠가 의사였기 때문이었다.
A 씨의 오빠는 전남 모 지역에서 병원 의사로 일하던 중이었다.

A 씨의 오빠는 집뿐만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에서도 A 씨를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A 씨의 오빠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원심과 달리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됐다.

A 씨의 오빠는 병원에서는 철저하게 가면을 쓰고 환자를 대했고,
자신의 여동생에게는 상습적으로 성적 학대를 가하는 범죄자로 살았다.
A 씨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기 전까지 그는 병원에서 의사로서 의료 활동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원혜영 의원의 법안은 A 씨의 오빠 같은 의사들이 이후 다시 의료 활동을 할 수 없게 제재하자는 것이다. 어떤 범죄보다도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에게
다시 의료 활동의 기회를 주는 것은 사치라는 의도다.

지난 18일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새 의사들 사이에 풀무원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의사가 진료 중 성범죄와 관련해 벌금형만 받아도 면허가 취소되는 법안을 발의한 원 의원이
풀무원의 창업주이기 때문"이라며
"의사들의 불매운동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의사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타임즈 박종열 기자 hktimes5@hanmail.net 한국타임즈 박종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