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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 대한항공 女승무원과 의정부 화재…인간은 악한 존재일까?

일산백송 2015. 1. 15. 12:08

[e톡톡] 대한항공 女승무원과 의정부 화재…인간은 악한 존재일까?
(서울=뉴스1) 이준형 인턴기자 | 2015.01.12 13:56:35 송고 


지난 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한 여성이 피해 현장서 옷가지를 수거해가고 있다.(사진=YTN 제공)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휴가철 관광 수입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인구 218명의 ‘베스코스’라는 마을에 

한 중년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호텔 바(bar)의 종업원에게 막대한 양의 금괴를 보여주며 

누군가 일주일 안에 마을 사람 중 한 명을 죽인다면 마을에 금괴 열 개를 기부한다는 제안을 한다. 

그는 베스코스 사람들이 금괴의 유혹에 넘어가 십계명 중 ‘도둑질하지 마라’, ‘살인하지 말라’는 

두 계명을 어기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악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하는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가 지난 2003년 펴낸 소설 ‘악마와 미스프랭’은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라는 인류의 영원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이에 대한 논쟁은 단지 이 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도서와 학술 자료를 통해 다뤄졌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은 도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사고를 보고 있자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좀 더 후자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악한 본성에 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은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속 한 여성의 미소다.

지난 1994년 지상 5층, 지하 4층의 2개 건물로 이루어진 국내 최고급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리며 50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한 여성이 사고 현장에서 포착된다. 그녀는 사고 현장의 피해자 주변을 맴돌며 옷가지를 수거하고 있었다.

당시 주변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던 그녀의 미소, 왠지 최근 일련의 사건들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그녀의 미소는 진정 인간의 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미소였을까?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가 있던 날, 한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제공=SBS) 



대한항공 女승무원의 ‘미소’

‘땅콩회항’ 사건이 지난해에 이어 연초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여승무원들은 (땅콩회항 당시) 직접 욕설을 듣기도 했지만 자긴 그런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더라"며 

"모 기업이 주주로 돼 있는 대학교에 교수 자리로 이동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뒤이어 방송을 통해 공개된 해당 여승무원의 미소. 

그녀는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느 도중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녀의 미소에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swep**** “역겨운 미소이긴 하지만, 나라면 어떡했을까? 교수 자리 준다는데 거절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apen**** “블링블링 아주 밝게 빛나는 그녀의 미소, 동료 버리고 교수될 생각에 행복하시죠?”
sdsu**** “우와 정말 소름 끼치는 악마의 미소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더러운 미소!”
101**** “저 미소 보니까 삼풍백화점 그 아줌마 미소 생각 났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건 인간의 본성인 듯”
qmffn “진심 악마의 미소. 그 승무원 미소 보는데 소름 쫙 끼치는 게 뭔가 인간의 제일 추악한 면을 본 거 같아”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대동그린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를 위해 출동한 

소방 헬기의 바람 탓에 화재가 커졌다는 피해 주민들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 News1 


의정부 화재 피해 주민들의 ‘주장’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2일 현재 4명이 사망하고 12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피해 주민들이 “처음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는 30분 만에 불길이 거의 잡혔는데 헬기 프로펠러가 바람을 일으켜 불이 옆 건물로 확대됐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아파트, 고층건물 화재에서 소방헬기를 활용한 구조와 진화는 소방 대응활동의 기본"이라고 해명했지만 피해 주민들의 볼멘소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하늘빛*** “인간이 참 간사하죠. 급할 때는 애원하다가 배부른다 싶으면 입 싹 닫고 뭐 어디 이런 일이 한두 번인가요”
eme10**** “물에서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고, 사람이 원래 화장실 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른 거죠”
imh**** “야 이 자식들아, 그럼 너네가 구조하든가 알아서 나오든가! 헬기 안 타고 왔으면 늦게 왔다고 욕할 거면서”
바람**** “설마 보상 더 받으려고 저러는 건 아니죠? 구해놨더니 무슨 심보람? 정말 더럽다 더러워”
o마**** “길 가다가 지갑 주워 찾아줘도 현금 어디 갔냐고 경찰에 신고하는 세상인데요. 뭘 원래 인간이 그런 거죠”

지난 2001년 부산 청년 이수현 씨는 일본 도쿄의 지하철에서 취객을 구하기 위해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의 행동은 단순히 ‘인간은 악한 존재가 아닌 선한 존재’라고 설명하기에도 부족할 만큼 숭고하다.

‘인간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라고 이분법적으로 나눌 필요가 아니라 이수현 씨의 행동을 우러러보며 작금의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기적인 행동들을 되짚고 뉘우쳐 나가야 하지 않을까.

kijez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