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화장실과 성폭행의 관계
정규진 기자 입력 : 2014.12.04 09:15|수정 : 2014.12.04 09:48
인도의 한 시내버스에서 자매가 성추행을 하려는 남성들에게 대담하게 맞서는 동영상이 화제였습니다.
자매는 힘이 부치자 허리띠까지 빼서 성추행범에게 휘둘렀습니다.
성추행범들은 자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고, ‘용감한’ 자매는 정부 표창과 함께 500달러씩 포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또 다시 인도의 성폭력 실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인도에 대해선 많이들 아시겠지만 인도는 요즘 극심한 성폭행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성폭행 근절을 위해 예방 비디오까지 만들어 배포했지만 이마저도 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남성들이 한 여성을 성폭행하려고 몰려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성이 무리 중 한 남성의 여동생이라는 반전.)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3만 3천 7백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하루 평균 92명, 16분에 한 명꼴로 성폭행 피해자가 나오는 셈입니다.
인도하면 ‘간디’, 간디하면 ‘비폭력주의’가 떠오르는 나라가 성폭행의 왕국이라니… 정말 그럴까?
인도는 세계 제 2의 최다 인구 국입니다.
12억 3천만 명, 지난해 성폭행 사건 수를 계산해보니 인구 10만 명당 2.7건이 발생한 셈이더군요.
그럼 우리나라는?
인구 4천 9백만 명, 지난해 성범죄 2만 2천 3백 건, 인구 10만 명당 무려 ’45.5건’!!!
엥? 우리나라가 더 위험한 나라인가?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과 비교해도 인도의 수치는 훨씬 작게 나타납니다.
뭐야? 괜한 호들갑? 아닙니다.
제 글을 자세히 봤으면 인도와 우리나라의 조건이 뭔가 다르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인도는 ‘성폭행’ 우리나라는 ‘성범죄’ 라는 점입니다.
성폭행은 ‘강간’의 완곡한 표현입니다.
성범죄는 강간과 강제추행, 성희롱까지도 포함한 광의의 단어입니다.
영어표현을 들더라도 성폭행에는 Sexual Attack, Violence, Assault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가 따라붙고
성범죄는 Sexual Crime, Abuse 등이 붙습니다.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의 죄질은 다 똑같은 생각과 마음에서 비롯됐기에 비교할 수 없겠지만
물리적으로 드러나는 성범죄의 정도에서 인도는 우리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성폭행의 정도도 집단 성폭행에 살인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인도가 여성에게 훨씬 위험하고 살기 힘든 나라로 여겨지는 겁니다.
2012년 한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사건이 있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입니다.
지난달에는 집단 성폭행에 저항하던 10대 소녀가 산 채로 불태워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인도에서 성폭행이 일어나는 이유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에서 가부장적, 남성 우월주의가 만연한 반면 여성인권은 상당히 열악합니다.
당연히 인도는 남아선호 사상이 높습니다.
‘인도 성폭행은 화장실이 없어서?’
인도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과 수치심 때문에 주로 인적이 드문 밤에 밖에 나와 볼일을 보곤합니다.
“여성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화장실을 지어야 합니다.”
화장실이 짓는 게 사실 성폭행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겠죠.
▶ 성추행범 맞선 용감한 자매…"소란하다" 쫓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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