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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오룡호 선장 "배와 함께 가겠다" 마지막 교신(종합)

일산백송 2014. 12. 3. 16:19

서베링해 오룡호 침몰
침몰 오룡호 선장 "배와 함께 가겠다" 마지막 교신(종합)
"세월호처럼 침몰한다. 시간이 없다" 동생에 마지막 전화도
연합뉴스 | 입력 2014.12.03 14:39 | 수정 2014.12.03 16:02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김선호 기자 =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김계환(46) 선장이 같은 회사 소속 69오양호 이양우 선장에게 

"배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마지막 무선을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계환 선장의 동생 김세환(44)씨는 3일 "이양우 선장으로부터 지난 2일 밤 국제전화를 받았는데 

이 선장이 형님의 마지막 무전교신내용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 오룡호 선장이 동생에게 건 국제전화 통화내역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김계환(46) 선장은 침몰 당일인 1일 오후 1시 14분(러시아 현지시간 오후 4시 14분)께 동생인 세환(44)씨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은 세환씨가 공개한 휴대전화 국제전화 기록. 숫자 앞자리에 국제전화를 나타내는 '001'(빨간 줄) 숫자가 선명하다. 김 선장은 비슷한 시각 베링해에서 조업 중이던 69오양호 이양우 선장에게도 무선교신을 해 "배와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2014.12.3 << 김계환 선장 동생 제공 >> wink@yna.co.kr


↑ 베링해에서 침몰한 트롤선 '501오룡호' (서울=연합뉴스) 1일 오후 1시40분께(한국시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1,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인 '501오룡호'.(사조산업제공 )

세환 씨가 밝힌 형님의 마지막 교신내용은 이렇다.

김 선장은 배가 가라앉기 직전 이양우 선장에게 

"형님에게 하직인사는 해야될 것 같습니다"고 마지막 무전을 보냈다고 한다.

무전내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 챈 이 선장은 "빨리 나와. 나오라구…"라며 소리쳤고, 

김 선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선장은 결국 "나중에 탈출하게 되면 소주 한잔 하자"며 김 선장의 무사귀환을 바란 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다고 세환 씨는 전했다.

세환 씨는 이 선장으로부터 2일 밤 이같은 내용의 무전내용을 국제전화로 듣고 3일 오전 사조산업 측에 

사고 당시 베링해에서 같이 조업 중이었던 501 오룡호와 69오양호간의 무전교신 내용을 요구했다.

회사 측이 공개한 무전교신 내용은 이 선장이 알려준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고 세환 씨는 전했다.

현재 이 무전 교신 전문은 일부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사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 선장은 또 마지막 순간 동생 세환 씨에게도 전화를 걸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김 선장은 오후 1시 14분께 세환 씨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말만 남긴 뒤 10초 만에 전화를 끊었다.

이 통화시간은 현지시간으로는 오후 4시14분께로 

김 선장이 회사로부터 퇴선 지시를 받은 후 약 14분이 흐른 뒤다.

501오룡호 김계환 선장은 96오양호 이양우 선장과 평소 '형님', '동생'이라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김 선장은 오 선장의 밑에서 항해사로 3년간 배를 탔고, 

오 선장의 추천으로 오룡호 선장이 되는 등 인연이 깊었다.

23세에 통영 경상대를 졸업한 김 선장은 선원생활을 하다가 2003년 사조산업에 입사했다.

1등 항해사로 3년간 일하다가 러시아에서 명태잡이 조업을 하던 '503오룡호' 선장을 7년간 맡았고 

올해 2월부터 501 오룡호의 선장이 됐다.

김 선장은 평소 인품이 훌륭해 선원들이 많이 따랐고 오룡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한국인 선원 대다수가 

김 선장을 믿고 조업에 참여했다고 실종자 가족이 전했다.

김계환 선장의 외삼촌 장무 씨는 "김 선장이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맡은 일은 해내는 성격이었고 책임감이 

강했다"면서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선장으로서 명예로운 마도로스의 길을 걸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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