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후 첫 입시설명회 '인산인해'…수험생·학부모 '혼란·불안' 호소
뉴스1 원문 기사전송 2014-11-15 13:49 최종수정 2014-11-15 14:52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대입수험생들이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학생전형 논술시험을
치루고 있다. 2014.11.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수시갈지 정시갈지 고민"…"평가원이 잘못했다" 불만도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5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이후 첫 입시설명회가 열린 15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화당기념관은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한 입시 현장의 혼란을 반영이라도 하듯
수험생, 학부모 등으로 인해 발을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입시설명회 현장을 찾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당장 어디에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안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입시설명회는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을 가득 메운 채 진행됐다.
입시기관 측의 설명을 듣지 않고 배치표 등 자료만 챙겨나가는 수험생과 학부모도 많아
입시설명회를 찾은 전체 수험생, 학부모 수는 2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였다.
입시설명회를 주최한 입시기관 하늘교육은 배치표 등 자료를 총 3000부 준비했지만
낮 12시 무렵엔 준비된 자료 거의 대부분이 동났다.
하늘교육 측은 "입시설명회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이 찾아왔다"며
"다른 입시설명회를 가려고 자료만 가져간 학부모, 수험생들도 500여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설명회 현장을 찾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하나같이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바람에
대입 자체가 너무 혼란스럽다"며 불만을 토해냈다.
이번에 수능을 치른 아들과 함께 입시설명회를 찾은 주부 정모씨는
"원래 갈 수 있는 대학보다 낮은 대학에 수시를 지원했기 때문에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를 지원할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아들이 수학은 잘봤지만 남들이 쉬웠다는 영어를 상대적으로 못 본 편이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놓았다.
또 재수생 아들을 둔 김모씨는 "성적이 잘 나왔지만 수학 B형에서 실수로 1문제를 틀려 2등급이 나왔고
영어는 쉬워서 1등급이 나와 혼란스럽다"며 "그래도 이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교를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보험용으로 접수한 수시를 보러 가야할지 불안해 입시설명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실력으로 등급에 차이가 나는 게 아니라 실수로 등급에 차이가 나는 건 올바르지 않다.,
로또도 아니고 정당하게 실력으로 했어야 했다"며 "평가원이 이런 식으로 문제를 출제를 하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너무 손해를 본다"고 평가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혼자 입시설명회를 찾은 재수생 권모(19)씨 역시 "가채점 결과 수학B형이 만점이 나오긴 했는데
마킹을 제대로 했는지 아닌지 자신이 없다"며 "실수했다면 등급이 한 등급 떨어지게 되는데 오늘 입시설명회를 들어도 귀에 안 들어오고 고민이다, 1년 더 수험생활을 할 자신은 없는데……"라고 불안한 얼굴로 말꼬리를 흐렸다.
또 입시설명회 도중 무거운 얼굴로 나온 몇몇 학부모는 "지금 너무 고민스러워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 수시를 지원하고도 더 좋은 학과에 갈 가능성이 있어
수시를 포기할지 고민하는 수험생들, 어려웠다는 국어와 탐구영역을 잘봤기 때문에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지원할지를 고민하는 수험생들 등이 오늘 입시설명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영어가 사상 최고로 쉽게 출제되고 수학이 여태껏 한번도 없었던 '만점 1등급' 상황을 만들면서
점수 예측에 대혼란이 오고 있다"며 "3~4등급 예측치도 입시기관들마다 10점 이상씩 벌어지는 상황에서
학부모 스스로 입시전략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시기관들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고 학부모와 수험생은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출제당국이 너무 무책임한 짓을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입시에 대한 불안감은 입시설명회장 주변에서도 이어졌다.
진선여고 앞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는 입시설명회를 듣고 나온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와 대입전략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한 수험생은 하늘교육 측이 나눠준 설명자료를 보며 "4등급이면 서울여대를 갈 수 있나"라고 중얼거렸고
한 한부모는 수험생에게 "빨리 먹고 다음 설명회로 가자"며 재촉하기도 했다.
또 한 남학생은 전화를 통해 "수학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나온다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하느냐"며
누군가를 상대로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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