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을 ‘싱글세’로 해결?…“대통령부터 내야겠네!”
등록 : 2014.11.12 11:53수정 : 2014.11.12 13:46
복지부 ‘싱글세 도입’ 거론에 누리꾼들 ‘부글부글’
“세금 걷는 것만큼은 진짜 창조적…다음엔 노인세?”
복지부 “흘러나온 얘기…검토 안해” 황급히 진화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싱글세(1인 가구 과세)’를 매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2일치 <매일경제> 12면 ‘싱글세라도 매겨야 하나’ 기사에서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관련 기사 : 싱글세라도 매겨야 하나…출산율 10년째 제자리)
기사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출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자녀 수)이 1.18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에 머무른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개선되지 못한다면
정부도 싱글세 부과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장 정부가 싱글세를 매기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저출산을 국가적인 위기로 여기는 정부 고민이 그만큼 깊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12일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 복지부는 ‘저출산 보완 대책’을 마련중이며, 결혼·출산·양육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과제들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싱글세’ 등과 같이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영화 ‘싱글즈’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 사진
하지만 하루 앞선 11일 인터넷에 올라온 이 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SNS에 ‘싱글세 도입 발상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밤새 트위터 타임라인이 뜨거웠다. “이번에 나온 싱글세 개념은 결혼 안한 사람에게 페널티를 물리는 쪽이다. 이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자들은 어떻게 사람들이 뭔가를 해 주길 원할 때, 인센티브가 아니라 페널티를 먼저 생각하는 걸까?” (@murut****), “여러분 안녕. 저 출가해여. 싱글세를 피해” (@netaskit****), “아! 그럼 대통령도 싱글세 내는 거네?” (@geeni****), “신세대의 프러포즈 멘트: “나랑 같이 싱글세 탈출할래?” (@ssu****), “싱글세에서 왠지 불효자 사형이 보이는 듯한 이 기시감” (@enough****)등이 타임라인을 채웠다.
포털 사이트에도 다양한 의견이 달렸다. “저출산 이유가 생활이 빡빡해서가 가장 큰 이유인데 그걸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계속 역진세만 올리면서 한다는 소리가 싱글세? 국가적 위기라고 하는데, 각종 부정부패로 있는 사람끼리 돌려먹는 돈과 박아놓는 돈, 해외로 빼돌리는 돈이나 좀 잡아라.” (kr36****), “근본 원인은 결혼을 하기 힘든 사회라는 것이다. 결혼을 해도 양육이 어려운 경제 환경과 사회적 여건 등에 있기 때문에 저런 세금은 부과해봐야 출산 증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싱글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도록 혜택을 줘서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게 먼저 아닐까” (파프***), “세금 걷는 것만큼은 진짜 창조적이다. 다음엔 또 어떤 세금이 거론될까? 공기세? 노인세? 미녀세? 절약세? 서민세? 건강세? 댓글세?“ (자**) 등 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남겼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싱글세와 관련해서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며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던 과정 중에 역사성을 검토하며 흘러나온 얘기”라고 말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 국가’ 운영위원장은 “과세는 계층에 따라 증세가 되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싱글 계층과 조세는 직접적으로 연결될 이유가 없다”며 “이미 싱글들은 현행 복지체제에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또 세금을 매긴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온라인에서 설문조사를 벌였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걸까?’라는 질문에 94.1%의 누리꾼이 동의했다.
반면 ‘오죽하면 그런 생각까지 했을까?’라는 질문에는 5.9%만이 공감을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보건복지부의 싱글세 도입 검토 논란과 관련해 누리꾼들은 촌철살인을 남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의견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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