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윤 대통령 술자리' 이야기 들었다"
[구영식 기자]
▲ 10월 24일 <더탐사>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보도 내용.
ⓒ 더탐사 갈무리
시민언론을 표방한 <더탐사>가 '윤석열-한동훈-김앤장 청담동 술자리'(아래 청담동 술자리)를 보도하기 전에 증언자인 첼리스트로부터 '술자리에서 대통령을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지인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 3월부터 트위터와 카카오톡, 대면만남 등을 통해 첼리스트 A씨와 접촉해온 지인 B씨는 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9월 21일 전화통화와 23일 만남에서 <더탐사>가 보도한 내용과 비슷한 요지의 '대통령 술자리' 얘기를 전해 들었다"라며 "A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술자리에 와서 봤고, 늦게까지 있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는 A씨가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생긴 개인적 사정 때문에 청담동 술자리를 꾸며냈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증언이다. A씨가 최소한 자신의 전 남자친구와 지인 등 두 사람에게 대통령 술자리 얘기를 전달했던 것이 확인된 셈이다.
B씨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9월 21일 A씨와 30~40분 동안 통화했고, 9월 23일 직접 만났다"라며 "그때 A씨가 자신이 연주한 자리에 윤 대통령이 와서 봤고, 늦게까지 있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지목된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앞서 A씨의 오빠라고 밝힌 C씨는 지난 10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술자리를 증언한) 음성녹음파일 자체는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녹취된 것은 맞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이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은 맞나?'라고 묻자 "저희가 그것에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다, 그것에 대해서 함구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윤석열-한동훈-김앤장 술자리 증언, 녹취된 건 맞다" http://omn.kr/21bzg ).
A씨의 현재 상태와 관련해 B씨는 "처음보다는 약간 나아진 것 같은데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변호사는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1차 법적 대응의 대상은 녹취록을 <더탐사>에 제보한 전 남자친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첼리스트 A씨에게 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24일 <더탐사>는 지난 7월 19~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김앤장 소속 변호사 30여 명 등이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고급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비난했고, 한동훈 장관은 "저 자리에 갔던 적이 없다"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다음은 B씨와 한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9월 21일, 대통령 술자리 이야기 들었다"
- '청담동 술자리' 증언자 첼리스트 A씨는 어떻게 알게 됐나?
"제가 실명으로 트위터를 오래하면서 정치 관련 얘기를 많이 했다. A씨도 3월 전부터 트위터에서 정치 관련 얘기를 많이 했는데, A씨가 먼저 저에게 말을 걸어왔다."
- A씨와 직접 만난 적이 있나.
"A씨가 한번 보자는 얘기를 해서 3월에 만나서 맥주를 한 잔 했다."
- 그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나.
"3월에 압구정동에서 길게 만났고, 그 이후에는 카톡(문자)을 주고 받았다. 대선 이후 멘붕이 온 상황이어서 따로 연락을 안 했다. 생업에 매진하다가 9월에 A씨가 다시 SNS를 시작하고 직접 연락이 왔다. 그 이후에 또 한 번 만났다."
- 대통령 술자리 얘기를 들은 것은 언제인가?
"9월이다. 30~40분 통화했는데 그때 그 얘기를 들었다."
- 날짜를 특정할 수 있나?
"9월 21일이다. 이후 9월 23일에 직접 만났는데 그때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 <더탐사>가 전 남자친구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기 전에 A씨로부터 그 얘기를 들은 것인가?
"그렇다."
- 그때 A씨가 전해준 '대통령 술자리' 내용을 좀 얘기해 달라.
"(<더탐사>가 보도한) 녹취록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 축제나 행사 등 일을 많이 소개해주는 대표(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가 윤석열이 당선되고 일을 더 많이 소개해줬다고 하더라. 그 덕에 돈도 많이 벌었다고. 그러면서 어떤 자리는 '윤석열 대통령도 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직접 보니까 어때?'라고 묻기도 했다. 그래서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 이거 '단독 기사감인데?'라는 얘기까지 했다. 그랬더니 '오빠(B씨를 지칭) 진짜라니까'라고 했다." (이세창 전 총재는 <더탐사> 보도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자리에 참석한 적도 없고,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 A씨가 분명히 윤석열 대통령이 와서 봤다고 이야기 했나.
"자기가 연주한 자리에 윤 대통령이 와서 봤고, 늦게까지 있었다고 했다."
- 한동훈 법무부장관 관련 얘기는 없었나?
"한동훈 장관 얘기는 없었다. 다만 윤상현 의원 얘기는 했다. 윤 의원이 그 대표(이세창 전 권한대행)과 친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한 자리 할 것 같다고 했다."
-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관련 얘기는 없었나?
"김앤장만 별도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김앤장 같은 잘 나가는 변호사들도 있었다'고 했다."
"첼리스트 A씨, 자신의 통화가 일방적으로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았다"
- B씨가 '청담동'이라고 특정했나?
"청담동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강남인데 고급지게 술 먹는 곳이라고 했다. 제가 '그럼 호텔?'이라고 물었더니 '호텔은 아니다'고 했다."
-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가짜뉴스"라고 했고, 한동훈 장관은 "술자리에 간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더탐사>가 공개한 녹취록을 처음 들었을 때 그 녹취록 제공자가 A씨라고 생각했다. '저거 A씨한테 들은 얘기랑 똑같네'라고 생각했다."
- 일부에서는 A씨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술자리 얘기를 꾸며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A씨는 제보할 정치적 목적도 없고, 제보해서 얻을 이익도 없다. A씨는 자신의 통화내용이 일방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익 볼 것도 전혀 없고, 오히려 본업(첼로 연주)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전 남자친구가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A씨가 의도하지 않았고, 동의하지 않았다. <더탐사>가 A씨의 동의를 얻어서 보도했어야 했다."
-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보도된 직후에도 A씨와 연락했나?
"당일에도 카톡을 남겼고, 며칠 후에 답이 왔다. 그리고 그 며칠 후에는 '제보한 남자 때문에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와 달라'고 했다. 최근까지 그런 내용을 카톡으로 나눴다. 전화통화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했다. 카톡 대화는 하는데, 전화는 받지 않더라."
- <더탐사> 보도 이후 연락했을 때 A씨가 전 남자친구와 전화통화한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나?
"저와는 (대통령 술자리에 대해) 직접 얘기했으니까 사실이다, 아니다를 언급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전 남자친구가 자기 동의를 받지 않고 녹취를 제보하고 그것을 공개한 것이 잘못이고 문제라고만 이야기했다."
- A씨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처음보다는 약간 나아긴 것 같은데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벌써 알아보고 해서 굉장히 두려워 하고 있다. 힘들어 하지만 변호사는 선임했고, 대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 A씨는 누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인가?
"전해 듣기로는 우선 전 남자친구다. 전 남자친구가 책임지고 죗값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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