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사랑해요" 박원순 비서 문자 공개에 "짜깁기 유포 참담"
뉴스1입력 2022.10.21 09:02수정 2022.10.21 09:05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분향소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2020.7.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여성단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인 A씨의 문자가 공개된 것을 두고 "짜깁기 유포가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21일 이같은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이들은 박 전 시장과 A씨가 주고받은 문자 논란에 대해 "박 전 시장 측 정철승 변호사가 유포하고 있는 문자 메시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성희롱)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근거가 아니며 성폭력 판단에서 상황과 맥락이 삭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결정이 이뤄진 사안을 부정하고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중 획득한 피해자 자료를 피해자 공격을 위해 왜곡, 짜깁기해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피해자 상황과 맥락을 제거한 메시지 유포를 특히 비판했다. A씨가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사랑해요"라는 문자는 지지자와 캠페인 차원에서 통용되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A씨가 보낸 "꿈에서 만나요" "꿈에서는 돼요" 문자에 박 전 시장이 "꿈에서는 마음대로 ㅋㅋㅋ"라고 답한 것과 관련해 "'꿈에서 만나요'는 직장의 수장인 박 전 시장의 연락이 밤늦게 이뤄지는 것이 반복됐던 시점에서 피해자가 이를 중단하고 회피하고자 할 때 어린아이 달래듯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박 전 시장이 문자로 '내가 아빠같다'고 한 것을 정 변호사가 강조했지만 그 이전 박 시장의 말은 '그러나 저러나 빨리 시집가야지ㅋㅋ'였다"며 "박 전 시장은 문자나 사무실 대화 도중 '결혼해야지' '왜 남자들이 안 데리고 가지'라는 말을 자주 했으며 A씨 포렌식 결과를 보면 박 전 시장이 얼마나 많이 결혼을 언급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 변호사 등의 탈법적, 위법적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한다"며 "이같은 행위는 직장 내 성폭력 조사, 제지, 예방 절차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박 전 시장 유족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는 디지털포렌식으로 복구된 문자 일부를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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