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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운명의 날’… “전쟁보다 어려운 정치싸움”

일산백송 2022. 6. 22. 08:40

이준석 ‘운명의 날’… “전쟁보다 어려운 정치싸움”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 소환… 복잡한 심경 드러내

입력 : 2022-06-22 05:10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의 ‘성상납 의혹 관련 증거인멸교사 사건’ 관련 징계 심의를 하루 앞두고 “전쟁보다 어려운 게 정치싸움”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21일 밤 페이스북에 “결국 그에게도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의 정치 싸움이었던 것 아니었나”라며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나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거 아니겠냐”고 적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카르타고의 명장이자 ‘포에니 전쟁’의 영웅인 한니발 장군의 처지에 빗댄 것이다.
포에니 전쟁은 기원전 264년에서 기원전 146년 사이 로마와 카르타고 공화국 간에 벌어진 세 차례의 전쟁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망치와 모루’는 이 중 제2차 전쟁(기원전 218년~기원전 201년) 당시 칸나이 전투에서 기동력이 좋은
기병을 망치로, 보병을 모루로 썼던 한니발의 포위 전술을 말한다.
이는 ‘아무리 강한 쇠도 모루에 대고 망치로 두들겨대면 꺾인다’는 착안한 것이다.

로마와의 전쟁 끝에 결국 패전한 한니발은 행정관으로 취임한 뒤 정치개혁을 주도하다 원로원의 미움을 샀다.
그는 내부의 비판론을 직면하면서 자발적 망명의 형태로 도망자 신세가 됐고, 결국 음독자살했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22일 오후 7시 국회 본관에서 열린다.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의혹 무마를 위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 이 대표가 직접 개입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김 실장은 윤리위에 출석해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윤리위 징계는 제명·탈당권유·당원권 정지·경고 4가지로 나뉜다.
9명의 위원 중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위원 과반이 동의하면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제명은 위원회 의결 후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확정되지만, 나머지 3가지는 윤리위 결정 그 자체로 효력이 발생한다.
탈당 권유는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별도 의결 절차 없이 곧바로 제명 처분된다.
당원권 정지는 최소 1개월에서 최장 3년이다.

가장 약한 조치는 경고지만 이 역시 리더십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징계 결론이 나오면 이 대표에게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이 대표는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윤리위가 굉장히 이례적으로 익명으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며 “미리 속단해서 움직이지 않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소수 위원이 계속 인터뷰하는 것은 자기 뜻을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어떤 의도는 있는 것 같은데 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처음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호텔에 들어가는 이 대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공개를 예고하자 “그런 것 있으면 다 공개하라”고 응수했다. 그는 “그때 제가 거기 숙박했다는 건 이미 이야기했는데 그게 (의혹과) 무슨 상관인지 정확하게 설명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단순히 무슨 CCTV를 공개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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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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