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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전해철 “명분도 없이 출마… 이재명은 2선으로 물러나야”

일산백송 2022. 6. 6. 10:12

친문 전해철 “명분도 없이 출마… 이재명은 2선으로 물러나야”

친문 핵심 전해철, 李 당권 도전에 반대
“李, 근거도 명분도 없이 출마… 잇단 선거 패배 반성부터 해야
李 대체할 대선 주자가 없다? 당 변화 과정서 새 인물 나올 것”

입력 2022.06.03 03:12
전해철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친문계 중진(3선)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2일 “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며 “이번 선거 전면에 나섰던 이재명 의원이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8월 당대표 선거 출마설과 관련해서도 “3월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 패배의 중심에 있었던 이 후보는 평가 대상”이라며 “그런 분이 당을 이끄는 건 안 된다”고 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광역뿐 아니라 기초 선거에서도 우리 당 현역 단체장 상당수가 낙선했다”며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완전히 전면에 나서면서 ‘대선 연장전’ 구도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였던 이 의원이 대선 패배 직후 경기도와 성남을 떠나 연고도 없는 민주당 텃밭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 대선 당시 당대표였던 송영길 후보가 지역구 인천을 떠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것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근거도, 명분도 없는 출마였다”고 했다. 전 의원은 “2012년 문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이후에는 당이 치열하게 토론하고 반성했다”며 “하지만 이번 대선 후엔 어땠나. 어떤 성찰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의원이 정말 당을 위해 이번 선거를 돕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이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출마를 선택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결과적으로 계양을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지만, 선거 전체를 봤을 때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했다. 특히 “이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끌었는데, 현장에서 이 의원 지원을 거절한 곳도 있었다”며 “이게 무서운 민심”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일 밤 인천 계양구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허리를 굽혀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이날 대선과 지방선거 잇단 패배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이 터져 나오면서 ‘친문계’와 ‘친명계’의 갈등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고운호 기자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조국 사태, 부동산 폭등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패배했다는 주장에 대해 “국민의 기준점을 이탈한 것에 대해선 다시 한번 죄송하다”면서도 “가장 큰 책임을 질 사람은 이재명 후보다. 후보 책임이 없는 대선 패배라는 건 들어본 일이 없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 “지금은 잇따른 패배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며 “평가 대상에 있는 분들은 한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이 초선 국회의원으로 의정 활동은 하되, 당 전면에서는 나서지 말라는 주문이다. 친명계 의원들이 “이 의원 말고 당내 대선 주자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대선은 5년이나 남았다. 당이 앞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새 인물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당의 친명, 친문 계파 갈등에 따른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분당, 탈당 등 극단적 방법에 대해선 절대 반대한다”며 “그렇다고 당에 어려움이 닥쳤는데 침묵하고 덮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8월 당대표 선거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치열한 토론 속에서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반성이 먼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