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측, 2030남성 반발에.."여가부 폐지·병사월급 200만원 추진 변함 없다"
박순봉 기자 입력 2022. 05. 05. 15:13 수정 2022. 05. 05. 16:45[경향신문]
당선인 대변인실, 공약 파기 논란 진화
“여가부 폐지, 기능·역할 검토 후 추진
2025년까지 병사 월급 인상 기준 충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5일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으로 즉시 인상 등 일부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에 진화에 나섰다. 윤 당선인이 정부조직 개편을 취임 후로 미루고,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숙 전 의원을 지명하면서 여가부 폐지 공약 실현은 사실상 멀어졌다. 병사 월급 인상 역시 취임 후 즉각 200만원으로의 인상이 대선 공약이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면서 2025년까지 단계적 인상으로 속도를 조절했다. 이를 두고 20·30세대 남성 중심으로 공약이 후퇴했다며 반발 여론이 나타나자 부랴부랴 입장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이날 두 개의 입장문을 냈다. 대변인실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다만, 여가부 장관을 중심으로 여가부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며 “공약 실천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도 새 정부 출범 후 해당 부처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검토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지난달 7일 윤석열 정부 공식 출범 후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10일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지난 3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도 여가부 폐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당 최고위위원회의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다른 입장문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으로 인상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확충 공약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에 대해 2025년까지 월급을 15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사회진출지원금 격인 자산형성프로그램으로 최대 55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2025년에 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 기준을 충족한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다.
대변인실은 또 “‘GTX 확충공약’도 국정과제에 포함하여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실은 “현재 정부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연장하여 GTX D노선으로 확대하는 방안, GTX A·B·C 연장, GTX E·F 노선 신설과 관련하여 최적 노선을 위한 기획연구를 조달청에 발주를 의뢰해 놓은 상황”이라며 “금년 6월부터 해당 연구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 때 우리 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설사 현실적인 이유로 일부 내용의 보완이나 시기 조정이 이루어지더라도, 국민께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여가부 폐지 공약을 두고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 법률안을 제출하겠다”면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저희의 공약 이행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병사 월급 200만원으로의 인상 공약에 대해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추경호)와 논의해서 예산 마련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물리적으로 2025년이 가장 빠르다고 답변을 받은 상태입니다만,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썼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진화에 나섰지만, 공약 후퇴란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가부 폐지는 기약이 없는 상태이고, 윤 당선인이 직접 장관 후보자까지 지명했다. 병사 월급 역시 추가적 설명을 내놓았지만 단계적 조정으로 후퇴한 기존 발표와 동일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당선인 1호 공약인 온전한 손실보상부터 병사월급 200만원 인상, GTX 노선 신설, 1기 신도시 재정비, 여성가족부 폐지 등 핵심 공약 상당수가 사실상 폐기되거나 크게 후퇴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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