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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만난 윤석열 “면목 없어, 명예회복 되게 할 것”

일산백송 2022. 4. 12. 20:10

박근혜 만난 윤석열 “면목 없어, 명예회복 되게 할 것”

곽희양 기자
입력 : 2022.04.12 15:08 수정 : 2022.04.12 17:13

“업적 계승하고 널리 홍보”
윤, 박근혜에 취임식 초청
박 “가능하면 참석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2일 대구 달성군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저에서 박씨와 만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제 미안한 마음을 말씀드렸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던 일들, 정책에 대해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박씨를 초청했고, 박씨는 “가능한 한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1시56분쯤 대구 달성군 박씨 자택에 도착했다. 윤 당선인은 박씨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안내를 받고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자택 인근에는 약 300명의 시민이 몰렸고, ‘윤석열 당선인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윤 당선인과 박씨의 만남은 약 50분간 진행됐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가 배석했다.

윤 당선인은 박씨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습니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제 미안한 마음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님이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하신 점이 없는지 거기에 대해 얘길 나눴다”고 했다.

배석한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는 만남 분위기에 대해 “굉장히 화기애애 했다”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과거에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당선인께서 하셨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당선인께서 대통령께 ‘참 면목이 없습니다. 그리고 늘 죄송했습니다’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특별한 언급없이 담담히 들었다고 유 변호사는 전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은)(박씨가) 앞으로 서울에서 통원 치료가 있을 경우 경호 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경호처에 각별히 당부하겠다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의 업적을 계승·홍보하겠다는 뜻을 박씨에게 전했다고 한다. 권 부위원장은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서 하셨던 일들에 대한 정책을 계승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씨가 “감사의 표시를 했다”고 유 변호사는 전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식에 박씨를 초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취임식 부분도 당선인께서 정중하게 요청하셨고, 박 전 대통령께서도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가능한 한 노력하겠다. 그렇지만 지금 건강 상태로서는 조금 자신이 없는데,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까 노력해서 가능한 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사실 언론에 밝히지 못할 이야기를, 속 깊은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여운을 남겼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사면 언급은 이날 만남에서 나오지 않았다.

윤 당선인과 박씨는 악연이었다.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일 당시 수사 외압을 폭로해 좌천당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박씨 수사에 관여했다.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일하며 박씨의 공소 유지를 지휘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이후 박씨와의 관계 회복에 공을 들였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박씨의 특별사면에 대해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지난달 24일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