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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정현도 있는데 국힘 '공천 배제 기준'은 1위 후보 끌어내리기"..박성효 전 대전시장 강력 반발

일산백송 2022. 4. 3. 16:40

"이준석·이정현도 있는데 국힘 '공천 배제 기준'은 1위 후보 끌어내리기"..박성효 전 대전시장 강력 반발

김창희 기자 입력 2022. 04. 03. 14:20 

공관위, 동일 선거구 3번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방침에 여론조사 야당 1위 박 후보 출마기회 봉쇄

광역 후보 중 전국 유일 ‘해당’ …이례적 규정에 일부 “충청권 지방선거 패배 자살골, 경쟁자 음모 있다”

당 최고위에 규정 철회· 예외규정 요구, 일각 무소속 출마 ‘중대결심’ 가능성도

대전=김창희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가 그동안 대전시장 후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던 박성효 전 대전시장에 공천 배제 방침을 밝히자 6·1 지방선거 대전시장 후보경쟁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일 지방선거 경선 일정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일 선거구 3번 이상 낙선자 공천 배제’ 방침을 밝혔다. 이 방침이 적용되면 5·6·7회 지방선거에서 패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공천배제 대상에 올라 출마 길이 막힌다.

 

◆“이준석·이정현도 낙선 반복했지만 당 역사 새로 써”= 박 전 시장과 선거캠프는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효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3일 오전 서구 용문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국민의힘 공관위의 ‘3회 이상 낙선 공천 배제’ 조항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공관위 기준은 선거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기준”이라며, “당세가 약한 험지 대전에서 오직 당을 위해 헌신해온 저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수용 불가 의지를 밝혔다. 그는 “험지인 서울 노원구에서 3번이나 낙선하면서도 꾸준히 정치력을 키워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와 호남에서 수십 년간 낙선을 반복하면서도 당 대표에 오른 이정현 전 대표 등 험지 출마자들은 당당하게 우리 당의 역사를 새로 써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외부 악재가 겹쳐 여러 번 낙선한 경험이 있지만, 항상 당 지지율보다 높고 지방선거 출마자 평균 득표율보다 높은 득표를 해왔다”며 “대전 전체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줘도 상관이 없다면 모를까,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저를 배제한다는 것은 선거 전략상으로도 맞지 않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광역長 후보 중 전국 유일 적용에 “경쟁자 작업에 당했다” 소문= 삼진 아웃 조항에 걸려 출마가 봉쇄되는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는 전국에서 박 전 시장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같은 당 소속 경쟁 후보의 맞춤형 설계로 ‘작업’을 당한 게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도 흘러나왔다. 정국교 전 국회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3·1절 사면 당시 대전지역 정부·여당 실세들에 의해 권선택 전 시장이 사면복권 대상에서 배제된 바 있다. 박 전 시장까지 두 사례 모두 졸렬한 지역 정치인들의 음모와 배신이 있다고 들었다. 대전 정치판의 추악함에 구역질이 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시장 2월 이후 모든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서 압도적 선두= 박 시장은 지난 2월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발표된 모든 대전시장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후보보다 2배 가까운 차이로 선두를 달려왔다.

지난 2월 21~22일 뉴스티앤티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대전시민 801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시장후보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는 박성효 전 시장 24.3%, 이장우 전 국회의원 12.4%, 정용기 전 국회의원 10.5%,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 6.4%, 장동혁 변호사 5.5% 순이었다.

TJB대전방송과 뉴스1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대전시민 1010명을 대상으로 한 2월 11~12일 여론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박 전 시장이 16.7%로 야당 후보 중 단연 선두였다. 2, 3위인 정용기, 이장우 후보는 각각 9.2%, 8.5%였다. 굿모닝충청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월 2~ 3일 실시한 대전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전 시장이 15.8%로 역시 야당 후보 중 선두였고, 장동혁 8.9%, 이장우 8.4%, 정용기 7.1%로 뒤를 이었다. 이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는 대전시민 25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각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충청광역長 선거 10여년 간 전패… “취약지역 예외 적용 조항에 기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방침은 최고위원회 의결이 필요해 아직 확정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4일 열릴 예정인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방침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공관위가 발표한 기준에도 “취약지역의 경우 공관위 논의를 거쳐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는 점이 유력한 근거다.

지난 2010년 이후 대전·세종·충남 광역단체장 선거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모두 석권해온 지역이다. 대전의 경우 현 국민의힘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시장, 5개 구청장, 20개 시의원 전 지역구를 모두 내줬고, 2020년 총선에서도 7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패했다.

박 전 시장 측은 “안희정 전 지사 등이 등장한 지난 2010년 이후 10여 년간 충청권은 국민의힘에게 호남과 다름없는 험지 중의 험지였다”며 “최악의 선거 상황에서 당을 지킨 1위 후보를 배제하는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공정’과 ‘상식’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도 3% 격차에 불과할 정도로 항상 여야가 팽팽했던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자초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박 전 시장 캠프에서는 당이 이 기준을 삭제하지 않는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중대결심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홍규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은 “최고위원회에서 공관위 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당 지도부에 지역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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