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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결산] '망신살 잔치'에도 리우에 뜰 '샛별'은 빛났다

일산백송 2014. 10. 8. 11:08

[인천AG결산] '망신살 잔치'에도 리우에 뜰 '샛별'은 빛났다
일간스포츠 | 피주영 | 입력 2014.10.06 07:02

"여러분 모두가 승자이고 영웅입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해단식에 참석한 김정행(71) 대한체육회장은 강한 톤으로 말했다.
한국 선수단 100여명은 5일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에서 해단식을 열고
16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 회장은 이날 "원래 잘 찡그리는 편인데 오늘은 얼굴이 폈다.
종합 2위를 수성한 모두에게 축하와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말대로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활짝 웃었다.
한국은 금 79·은 71·동 84개를 따내며 중국(금 151·은 108·동 83개)에 이어 5회 연속 종합 2위에 올랐다. 특히 사격, 펜싱 등 효자종목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고
그동안 부진했던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에서도 메달을 캐며 가능성을 봤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은 2년 뒤 리우올림픽을 책임질 별들이다.
'작은 진종오' 김청용(17·흥덕고)은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한국 사격 사상 최연소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사격의 미래'로 우뚝 섰다.
'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동메달에 머물렀던 그는 이번 대회 결선 4종목 중 3종목에서 18점대를 돌파하며
'아시아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18점대는 세계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척도다.
이대훈(22·용인대)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며 한국 태권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광저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열거하지 못한 '히든 챔피언'의 종목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이처럼 선수들의 금빛 성과와는 달리 대회 운영은 많은 오점을 남겼다.
개회식 성화 점화자 사전 노출, 자원봉사자들의 사전 교육 부족, 대회 시설물 부실 등은 옥에 티였다.
무엇보다 시설물 문제는 대회 기간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양궁이 열린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은 보도석 천장에 빗물이 차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세팍타크로 경기가 한창이던 부천체육관 등은 폭우 탓에 경기가 중단됐다.
배드민턴 경기가 벌어진 계양체육관은 정전으로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밖에도 성화가 대회 도중에 꺼지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이제 한국 스포츠는 이미 브라질을 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선수들을 향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면서
"리우올림픽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인천=피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