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순천' '진문 견제' '진심 연설' 김태년 당선 세 가지 키워드
이현우 박재현 기자 입력 2020.05.08. 04:03
배수진 전략 초선들 표심 움직여
사진=권현구 기자
김태년(사진) 의원이 7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에서 21대 당선인 163명의 정확한 과반인 82표를 얻었다는 발표가 나오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 당내에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례적으로 1차에서 과반으로 새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은 10표 적은 72표를 받았다. 두 후보가 워낙 팽팽한 세 대결을 펼친 탓에 정성호 의원은 9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김 의원은 당권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당권파가 이번 총선에서 공천은 물론 인재영입까지 이끌었던 만큼 초선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당내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민평련 소속 86그룹 의원들의 측면 지원도 컸다.
반면 전 의원은 친문계 핵심인 ‘부엉이 모임’을 주축으로 하는 ‘진문계’ 지원사격을 받았다. 8월 당권을 노리는 홍영표 의원까지 조직적으로 전 의원을 위한 선거운동을 펼쳤는데 이것이 오히려 당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에게 거부감을 줬다는 반응도 있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까지 진문이 가져갈 것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과 전 의원 양쪽이 결집 가능한 표를 동원한 상황에서 결국 ‘초선 68명’과 ‘호남 27석’ 표심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남 순천 태생으로 순천고를 졸업한 김 의원은 동향 당선인을 비롯해 호남에서 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21대 민주당 당선인 중 순천 출신은 김 의원을 포함해 9명이다. 순천 출신인 소병철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신임 원내대표가 순천 출신이라 정말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전 의원은 전남 목포 출신이지만 고교는 경남 창원에서 졸업했다.
현장 연설이 막판 변수로 작용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도전했는데 떨어졌다”며 “일할 기회를 달라. 더 이상 제게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연설문에는 없던 ‘즉석연설’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투표 직후 “김 의원의 연설을 듣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한 전략통 의원은 “김 의원의 마지막 호소가 마지막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초선 부동층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당선인총회는 통상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본관이 아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본관이 163명에 달하는 민주당 지역구 당선인들을 수용하기에 마땅치 않은 탓이다.
이현우 박재현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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