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외교부, ‘구겨진 태극기’ 담당자 보직 해임
기사입력2019.04.07 오후 9:51
조현(오른쪽) 외교부 제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이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악수하고 있다. 바로 옆 의전용 태극기가 많이 구겨져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가 한ㆍ스페인 차관급 회담이 열리는 행사장에 구겨진 태극기가 걸린 것과 관련, 담당 과장을 보직 해임키로 했다.
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부는 4일 한ㆍ스페인 제1차 전략대화를 담당한 과장 A씨에 대해 ‘본부 근무’ 지시를 내렸다.
현 직책에서 물러나 보직이 없는 상태로 근무하라는 뜻으로, ‘구겨진 태극기’를 행사장에 걸어 외교부 명예를 실추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행사 현장에 있던 A씨가 구겨진 태극기를 발견한 이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만, 안일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외교부가 인사 발령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인사 발령과 별개로 외교부 감사관실에서는 해당 과장을 상대로 이번 일이 벌어진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현 외교부 제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은 당일 구겨진 태극기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외교부는 최근 외교 결례를 잇달아 범하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물론, 내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에는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를 해 외교 결례 논란이 불거졌고, 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ㆍ에스토니아 등 ‘발틱(Baltic) 3국’을 ‘발칸(Balkan)’으로 잘못 썼다가 해당 국가로부터 항의를 받아 수정한 일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를 찾았을 때에는 외교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참사’에 가까운 외교 실책이 반복되자 강경화 장관은 지난달 말 간부회의에서 “프로페셔널리즘(전문가 정신)이 부족해 발생하는 실책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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