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세상 이야기

[스크랩] 윤일병 폭행 목격자들은 왜 침묵했나

일산백송 2014. 8. 9. 12:13
윤일병 폭행 목격자들은 왜 침묵했나
http://media.daum.net/v/20140809091007137

출처 :  [미디어다음] 사회일반 
글쓴이 : 한겨레 원글보기
메모 :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윤일병 폭행 목격자들은 왜 침묵했나

한겨레 | 입력 2014.08.09 09:10

막사 곳곳 편지함…2m 옆에 생명전화 있었는데
막사구조상 폭행사실 인지 불구
폐쇄적 문화탓 불이익 등 우려
신고시스템 있어도 이용 안해
육군 28사단 윤아무개(21) 일병이 맞아 숨진 부대 곳곳에는 구타와 가혹행위 등을 알릴 수 있는
'마음의 편지함'과 '생명의 전화'가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윤 일병은 '생명'을 건질 수 없었다. 
그에게 가해진 폭력을 목격했을 누구도 여기에 편지를 남기거나 전화를 걸지 않았다. 
제도는 있지만 정작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폐쇄적 군 문화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층짜리 막사 맨 왼쪽에는 윤 일병과 가해병사들이 근무한 의무반이 있다. 
바로 옆으로 포대 일병·이병 생활관(내무반), 복도, 행정반, 상병·병장 생활관이 연달아 이어진다. 
윤 일병이 주로 폭행을 당했던 의무반과 일병·이병 생활관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평소 이 문이 잠겨 있었다는 군 보고와 달리 
의무반 병사들이 화장실을 갈 때 이 문을 자주 이용했다는 부대 관계자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헌병대 조사에서 폭행 현장 등을 직접 봤다고 진술한 9명의 목격자들은, 
그러나 윤 일병에게 가해진 구타와 가혹행위를 어디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 내부에는 노란색 '마음의 편지함'이 놓여 있었다. 
막사에서 '생명의 전화'가 있는 공중전화 부스까지의 거리는 2~3m에 불과했다.

윤 일병을 포함해 다른 병사들은 왜 아무도 생명의 전화를 걸거나 마음의 편지를 쓰지 못한 것일까.

육군 ○○사단에서 최근 전역한 조아무개(22)씨는 8일 "후환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반전초(GOP)에서 근무할 때 한 후임이 선임이 괴롭힌다고 마음의 편지를 쓴 적 있다. 
그런데 선임이 영창을 가게 되면, 소대에서는 누가 그 편지를 썼는지 다 알 수밖에 없다. 
당연히 다른 선임들은 그 후임을 안 좋게 봤고 무시했다"고 했다. 
지난해 전역한 한아무개(22)씨도 '보복이 무서웠다'고 했다. 
"마음의 편지함이 있어도 비밀 보장이 될 거라고 믿지 않았다. 
어차피 그걸 읽어 보는 간부도 내부인인데, 나중에 밝혀지기라도 하면 보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폭행 사실을) 보고해도 관심병사가 될 수 있다고 들었다"는 말도 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2006~2011년 내부공익신고현황'을 보면, 
신고된 60건 가운데 절반인 30건이 군대 내 폭행 관련 신고였다. 
이 가운데 10건은 신고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단순한 경고에 그쳤다.
서영지 기자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