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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 일부 시민 "한 시간 일찍 나섰는데도 고생 고생해 출근" 분통

일산백송 2014. 7. 16. 11:25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 일부 시민 "한 시간 일찍 나섰는데도 고생 고생해 출근" 분통
헤럴드경제 | 입력 2014.07.16 10:02

버스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버스기사에게 빈자리가 있는지 물어야.

경기도 분당에 사는 장모(31ㆍ여) 씨는 16일 오전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이른 5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로 인해 출근길 대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임시적으로 광역버스 입석금지 정책을 시행했을 당시 두 시간이나 버스를 기다리다
결국 3만원 가까이 비용을 지불하고 택시를 타고 출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장 씨는 "버스 숫자를 늘렸다지만 여전히 터무니 없이 부족해 이번에는 애초에 빨리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출근시간뿐 아니라 퇴근시간 혼잡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국토교통부가 당초 예고한대로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3개 지자체 광역버스에 입석 금지
조치가 전면 시행됐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국토부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그 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광역버스의 입석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인천시는 이날부터 서울~인천간 19개 노선 중 14개 노선 34대를 증차하고,
5개 노선은 집중 배차하여 입석금지에 따른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도 모든 승객이 앉아서 갈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에 서울 158대, 인천 2대, 도내 28대 등
총 188대 버스를 증차 운행했다. 배차 간격도 1분~10분씩 단축했다.

하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이 하루 평균 5만 명, 경기도민은 100만명 이상인 만큼
곳곳에서 출근이 늦은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한 시민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원래 타던 정류장에서 다섯 정거장이나 걸어 올라가
3002번 버스를 탔다"며 "버스 시발점에서 출발한지 6정거장 만에 만차 피켓을 걸고 못 타게 했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레 노선이 바뀐 탓에 불편을 겪은 시민도 있었다.

인천에서 서울역으로 출근하는 한 여성은 "오늘 버스 대란을 예상하고 6시30분에 버스에 탑승했는데
버스가 예고없이 합정행으로 바뀌었다"며 "갈아타려 했는데 다음 차가 만차라 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시행 여부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몰랐다"는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천 주안에 거주하는 홍모(26ㆍ여) 씨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10분, 20분이 아까워
서서 가는 걸 감수하고 타는 것"이라며 "대중교통도 제대로 안타본 사람들이 법을 만드는 것 같다"며
입석금지가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버스를 증차하더라도 교통량 등 도로상황을 보고
증차해야 하는 만큼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도 "7월 16일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 정도 담당 공무원도 탑승하여
현장 모니터링도 할 예정"이라면서 "다소 혼란이나 불편이 있더라도 광역버스 좌석제는
더 안전한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라며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 뒤 8월 중순 이후부터는 광역버스 입석금지 여부를 두고 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다.

gyelov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서지혜ㆍ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