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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 중학생이 말했다, "임신만 조심하면 되죠"

일산백송 2018. 10. 22. 10:00

머니투데이
[빨간날] 중학생이 말했다, "임신만 조심하면 되죠"
10대들에게 성(性) 얼마나 아느냐 물으니…호기심 많지만, 제대로 모르는 경우 많아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10.21 06:00|

중학생 A군(15)은 만난 지 3개월 된 여자친구가 있다.
성(性)에 한창 호기심 많을 나이. 그래서 손 잡고, 포옹하고, 키스하는 등 스킨십도 해봤다.
성관계까지 해봤냐 물으니 A군은 "아직 못해봤는데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위험하다는 생각을 안해봤냐고 하자 그는 "임신만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10대들의 성(性) 인식이 혼란스럽다.
대다수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음에도 건강히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피임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또 성을 단지 음란하게 생각하거나 욕구를 푸는 것으로 보는 등 왜곡된 인식을 갖는 10대들도 있었다.

머니투데이는 15일부터 19일까지 13~19세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성 관련 인식에 대해 물었다.
성에 대해선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 지부터 이성과의 성 관계, 음란물 등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다양한 의견을 묻고 들었다.

성에 대해 떠오르는 걸 물으니 '남자친구'나 '여자친구' 등 이성 관계를 떠올리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서로 사귀거나, 연애 했던 경험 공유, 이상형에 대한 생각 등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스킨십'이나 '성관계' 관련 답변도 다수였다.
중학생 B군(15)은 "여자친구와 키스할 때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거부 의사는 없었냐고 묻자 "좀 빼긴 했지만 괜찮았다"고 답했다.

성관계 관련해서도 물어봤다.
어떨 때 해도 되느냐고 묻자 "사귀면 괜찮다"고 답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학창 시절에는 하면 안된다"도 답하는 이들도 있었다.

성관계 경험을 했다는 중학생 B군(14)은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실 때 여자친구를 불러서 성관계를 했다"며 "좀 무섭기도 했지만 좋았다. 사귀면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군에게 "임신할 수도 있는데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콘돔만 잘 사용하면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B군은 "성관계를 처음 할 땐 콘돔이 없어서 쓰지 못했다. 그냥 조심했다"고 얼버무렸다.

중학교 3학년 때 성관계를 했다는 고등학생 C군(17)도
"10대라고 해서 성관계를 꼭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서로 사랑하면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피임을 매번 잘하고 있냐고 묻자 역시 "조심하고 있는데, 불안할 때도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등학생 D양(18)은
"성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10대 때는 안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성인이 된 뒤 성관계를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왜곡된 성 인식도 있어 보였다.
'음란물' 등을 성욕 해방구로 삼는 사례가 많았다.
중학생 E군(16)은 "성을 떠올리면 야동(성인 동영상) 밖에 생각이 안 든다"며
"보면 볼 수록 자극적인 것들을 찾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자위 행위 등을 할 땐 때론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실제 성관계를 하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