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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교황이 북한에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산백송 2018. 10. 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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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교황이 북한에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2018년 10월 9일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했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이같은 제안을 했고, 김 위원장이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7∼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을 전달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에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교황을 평양에 초청하려고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교황이 북한에 간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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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도 교황 초청 시도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지난 5월 펴낸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1991년 외무성 내에 교황을 평양에 초청하기 위한 상무조(TF)가 편성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태 전 공사는 TF의 일원이었다.

 

당시 소련이 해체되고 북한은 점점 고립되어 가던 상황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일성 주석은 "교황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뉴스를 보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북한에 오게 한다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고 태 전 공사는 썼다.

 

교황청은 당시 북한에 진짜 천주교 신자가 있다면 바티칸에 데려와달라고 요구했고, 북한 노동당이 한 할머니를 찾아내 바티칸에 데려갔다.

 

하지만 태 전 공사는 "이 일을 통해 노동당은 종교의 '무서움'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오면 실제로 북한에 천주교 열풍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해 TF를 출범 두 달 만에 해산시켰다고 한다.

 

평양 칠골교회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북한에 천주교 신부가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 북한에도 천주교 신도가 있을까? 있다면 몇 명이나 될까?

 

북한에 천주교와 개신교를 믿는 '진짜 신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지만, 북한 기독교를 연구한 예수회 민족화해위원장 김연수 신부는 있다고 본다. 연구를 위해 김 신부는 북한 성당을 방문해 신자들을 만나본 바 있다.

 

김 신부는 BBC 코리아에 "외부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도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 안에 있는 신앙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며 "우리가 어떤 믿음을 갖고 있을 때 외부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만나본 사람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십년 동안 꾸준히 예배를 드려왔고 이 과정에서 외부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있지만, 진짜 신앙심을 갖게 된 신도도 있다는 것이 김 신부의 생각이다.

 

북한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평양에는 교회가 있고, 이곳에서 예배도 열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부에 '보여주기'용이라는 비판도 있다.

 

아울러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2015 북한종교자유 백서'에 따르면 1997년 이후 탈북자부터 2015년 탈북한 응답자 1만183명 중 1만146명(99.6%)이 북한에서는 종교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1992년 4월 평양을 방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김일성 주석에게 자신의 저서와 성경을 선물했다

 

평화적 이미지와 인도적 교류

북한이 종교적 교류는 추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한 것은 국제적 관계를 염두에 둔 것도 있지만 종교 교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종교적 교류는 지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현실적 필요에 의해서 교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992년 서양 목사로는 최초로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이후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사마리아인의 지갑'이라는 대북지원 민간단체를 만들었고, 방북 당시 그레이엄 목사의 통역을 맡았던 드와이트 린튼 목사의 집안 역시 대북지원단체를 설립해 인도적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교황이 평양에 온다면 북한은 평화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교황의 평양 방문을 언급하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 교황님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담화에서 "평화"를 종종 언급해왔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례적으로 육성으로 "조선 반도를 핵 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확약했다"고 말하며 평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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