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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다 지은 리조트 철거..난개발의 뒤늦은 깨달음
정성엽 기자 입력 2018.01.25. 12:48 수정 2018.01.25. 13:30
중국 최남단 하이난섬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관광지입니다. 연중 따뜻한 기후와 눈부신 해안의 경치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읍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바다를 메운 땅 위에도 초특급 리조트 건설이 속속 진행됐습니다.
이제 바다 위 리조트가 완공될 날만 남았구나 싶었는데 중국 당국이 돌연 건설 공사는 물론 부동산 거래마저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리조트가 들어설 인공섬 자리가 개발업자들이 산호 보호구역을 포함한 바다를 불법매립한 곳이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싱창청/환경보호검사국 담당자 : 바다를 메우는 데는 1㎡당 600위안(10만 원)이 들지만, 집을 지어서 팔면 1㎡당 10,000위안(167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열 배 이상 남는 장사죠.]
공무원들도 한통속이었습니다.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건 말건 개발업자들의 대접도 받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업적도 남길 수 있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거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최근 5년간 매년 매립된 하이난의 바다 면적은 그전 20년에 비해 무려 5배나 많았습니다.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상태입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집중 단속을 진행하겠습니다.]
중앙정부의 엄중한 지적을 받은 하이난 정부의 태도는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바다 위 인공섬에 세워진 호텔과 식당, 유람선 항구, 헬기장 등 관광시설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망가진 해안선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하고 생태환경 복원 작업도 재촉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불법에 관여한 공무원이나 개발업자들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차이지린/환경보호국장 : 정리 개혁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책임자는 전부 문책하고 끝까지 조사를 할 것입니다.]
하이난 정부는 아예 국내총생산과 투자 목표치를 폐기했습니다.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난개발 이익보다 생태계 파괴를 막고 자연을 아끼는 질적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정성엽 기자j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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