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위안부 합의 2년 만에 '유턴' 예고..파장은?
김지훈 입력 2017.12.26. 17:40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정부가 한일 정부 간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2년 만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과 함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21일 오전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 웅지관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행사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소녀상 볼에 입맞춤하고 있다. 2017.12.21. wjr@newsis.com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위안부 TF는 합의가 나오기까지 피해자와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를 위주로 봤고, '상당히 부족했다'는 결론"이라며 "(정부가) 증거를 갖고 (향후 방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한 "국민 70%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합의, 피해자와 단체가 흡족해하지 못한 이 합의를 정부가 어떻게 갖고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피해자 측과) 소통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인권의 문제다. 피해자와 지원 단체 등의 생각을 충분히 담아 앞으로 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의 이날 발언을 통해 오는 27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에 관한 장관 직속 TF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예상 가능하다.
한일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 논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를 2년 동안 10여차례 넘게 진행하고서도 접점을 찾지 못해 외교부 담당 국장까지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이 문제가 갑작스럽게 급진전 된 배경, '불가역적'이라는 표현과 소녀상 이전 문제가 공동발표문에 포함된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이 있을 전망이다.
이 부분은 합의 직후부터 일관되게 비판적 관점에서 파기를 주장해온 측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이다. 피해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권 차원의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다.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우리 정부의 위안부 TF 출범 이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부분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TF의 결과 그 자체는 정부의 정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나, 향후 한국 내 합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계속될 경우 한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TF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국제사회 앞에서의 약속"이라며 "착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우려를 드러냈다.
정부도 이러한 일본 측의 입장을 염두에 두는 모양새다. 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TF 결과 보고서에 정부에 대한 정책적 건의는 담기지 않고, 정부의 방향은 TF 결과만으로는 성립이 안 된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당장 '파기' 쪽으로 여론이 기울 경우 일본 측으로부터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역공을 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TF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위안부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 외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 가운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합의를 유지할 경우 국내적으로 반발이 생길 것이고, 합의를 파기할 경우 외교적 파장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2월의 평창 동계올림픽,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등 정상급 외교 이벤트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서두를 경우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당장 결론을 내고 접근하는 것보다 합의 자체에 대한 평가 이외의 부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함으로써 대일(對日) 협상력에서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관측이다.
jikime@newsis.com
'일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대로 마음 전하겠다"..'통석의 념' 발언 일왕이 주도했다 (0) | 2017.12.30 |
---|---|
"위안부 합의 파기하라" 시민들 들끓는 여론 (0) | 2017.12.28 |
"고래 학살 중단하라" 日 향한 국제사회 비난 고조 (0) | 2017.12.18 |
필리핀에 선 위안부상..전 세계로 뻗어나가자 日 '당혹' (0) | 2017.12.13 |
'소녀상 말뚝' 극우인사 도쿄 구의원 당선 뒤 "매독 증가는 중국인 탓" (0) | 2017.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