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83% 치료 효과..美, '암킬러' 세포로 암세포만 죽이는 백혈병 유전자 치료제 첫 승인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17.08.31. 20:09
백혈병 항암제 킴리아 판매 허가
63명 임상시험, 83% 치료 효과
환자 세포 이용, 부작용 적어
/그래픽팀
암 치료 역사에 유전자 치료 시대가 열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30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유전자 치료제 킴리아(Kymriah)에 대해 (판매) 허가를 결정했다”며
“처음으로 항암 유전자 치료제를 허가한 역사적인 조치”라고
발표했다.
킴리아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를 찾는
외부 유전자를 끼워 넣은 형태다.
이를테면 전투병에게 적군의 위치를 바로 알아내는
새로운 눈을 달아준 셈이다.
기존 항암제는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이 심했지만,
T세포 유전자 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고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므로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콧 고틀리브 FDA 국장은 이날
“환자 자신의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해 치명적인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의학 혁신의 새로운 영역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킴리아는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악성 소아 백혈병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 병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소아암이다.
해마다 3100여 명이 이 병에 걸려 골수 이식으로
치료를 하지만, 600여 명은 병이 재발하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노바티스는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 83%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킴리아는 맞춤형 제조를 한다.
환자의 혈액을 뽑아 T세포만 골라낸 다음
DNA에 외부 유전자를 끼워 넣는다.
이후 10일간 배양하면 T세포 표면에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암세포가 달라붙는 단백질들이 생긴다.
새로운 T세포를 다시 환자의 몸에 주사하면 기능이 약해진
기존 면역세포를 대체하고 암세포만 골라 죽인다.
세계 제약업계는 킴리아 허가를 계기로 항암 유전자 치료제들이 속속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카이트파마는 백혈병과 쌍벽을 이루는
혈액암인 림프종을 목표로 T세포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르면 11월쯤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는 유전자 치료제의
시장 가치를 인정해 지난해 2220만달러(약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카이트파마를 119억달러(약 13조42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녹십자 계열사인 녹십자셀이 간암과 췌장암을
목표로 T세포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유한양행은 앱클론과, 보령제약은
바이젠셀과 T세포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3 (0) | 2017.09.24 |
---|---|
갑상선암 겪었다면, 신장암·유방암 위험성 2~4배 (0) | 2017.09.06 |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공통된 한마디 "욕심·두려움 내려놓고 현재를 즐겨라" (0) | 2017.08.12 |
늘어나는 '젊은 대장암'..예방법은? (0) | 2017.06.07 |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유방암 위험 낮춘다" (0) | 2017.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