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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도소 독방만도 못해요"..화장실서 숙식해결하는 경비원들
이경국 입력 2017.08.24. 08:36 댓글 1410
[앵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들이
발도 뻗을 수 없는 좁은 경비실에서 일하면서,
숙식을 재래식 화장실에서 해결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부당한 업무 지시에 항의하자,
2시간이 넘게 걸리는 다른 아파트로 인사발령을 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예순을 훌쩍 넘긴 경비원 김 씨가 재래식 화장실에서
서둘러 식사를 해결합니다.
앉을 곳이 마땅히 없다 보니 그대로 서서 끼니를 때우는 겁니다.
워낙 공간이 비좁은 데다 역한 화장실 냄새 탓에
밥 먹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김 모 씨 / 경비원 : 냄새가 올라오는데 재래식 화장실에서
용변 보고 소변보고, 밥 해먹고, 잠자고.
이거야말로 현대판 노예죠.]
화장실과 맞닿아 있는 경비실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다리를 제대로 펼 수도 없어 야간에 잠시 휴식이라도 취하려면 머리맡에 변기를 두고 누워야 합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이렇게 성인 남성이 팔도 채 다 펴지 못할 정도로 비좁습니다.
김 씨가 일하는 곳은 지어진 지 30년이 훌쩍 넘은
서울 강남의 주공아파트 단지입니다.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단지 자체가
낡아 사실 경비실 개선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1년 가까이 일한 김 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 같은 열악한 환경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7월 관리사무소 측은 제헌절을 앞두고 아파트에
태극기를 달라고 지시한 뒤 업무 처리가 늦었다며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습니다.
공무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관리사무소에 항의했지만,
되레 모욕적인 말이 돌아왔습니다.
[김 모 씨 / 경비원 : 나이 먹어서 노망들었다고 모욕하고….
업무 지시인데 거역하느냐고.
거기서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죠.]
이후 김 씨가 인권위와 청와대에 진정을 넣자,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는 김 씨를
출근만 두 시간이 걸리는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로
인사 이동시키고는 지각이 잦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 했습니다.
아파트와 용역 업체 측은 김 씨가 분란을 조성하고 업무에
지장을 끼쳐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열악한 근무 환경도 묵묵히 견뎌왔던
고령의 경비원들은 부당한 처우에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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